제목 | 연중 제11주간 목요일 | |||
---|---|---|---|---|
작성자조재형
![]() ![]() |
작성일2025-06-18 | 조회수153 | 추천수4 |
반대(0)
![]() |
우물 안에 사는 개구리는 우물이 온 우주의 중심이라고 생각하지만, 우물을 벗어나면 새로운 세계가 있습니다. 그래서 자신만의 편견과 자신만의 고집으로 사는 사람을 ‘우물 안의 개구리’와 같다고 말합니다. 우리는 지구라는 별에서 살고 있습니다. 우리는 지구가 혼자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지구는 태양계에 속해있습니다. 우리의 태양계는 ‘우리은하’에 속해있습니다. 우리은하는 우주의 한쪽 끝에 있습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우주는 크고 넓습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좀 더 겸손해질 수 있습니다. 외로운 섬과 같은 지구에서 사는 우리는 서로 도와야 합니다. 하나밖에 없는 생명의 별 지구에서 사는 우리는 생태계를 보전하여야 합니다. 전쟁과 폭력으로 서로를 죽이고, 죽어야 하는 비극은 없어야 합니다. 미움과 원망으로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받는 일도 없어야 합니다. 겸손과 나눔으로 평화와 일치를 이루어야 합니다. 주어진 십자가를 충실히 지고 가야 합니다. 이러한 삶을 위해서 하느님의 아들이 사람이 되셨습니다. 한국에서 미국으로 오는 사제들은 자신이 속한 본당이 전부인 줄 압니다. 하지만 미국에 오면 더 넓고 큰 공동체가 사제들을 환대하는 모습을 봅니다. 우선 교구 사제 모임이 있습니다. 교구 사제 모임은 낯선 곳에서 살아야 하는 사제들에게 위로가 되고, 용기를 줍니다. 같은 신학교에서 배웠고, 같은 교구에서 살았기에 서로를 잘 알고 있습니다. 1년에 한 번씩 모여서 피정합니다. 한국에서 주교님이 오셔서 함께 미사하고, 면담합니다. 지구 사제 모임이 있습니다. 북미주에는 10개의 지구가 있습니다. 제가 있는 곳은 ‘중남부 지구’입니다. 뉴욕에 있을 때는 ‘동북부 지구’였습니다. 지구 사제 모임에서는 사제들이 함께 연대하여 교우들의 신앙을 위해서 사목합니다. 꾸르실료, ME, 레지오, 성령 기도회와 같은 신심 단체를 지구 차원에서 지원합니다. 북미주 사제 협의회가 있습니다. 북미주 사제 협의회는 ‘매일 미사’를 발행합니다. 파견 사제와 수도자를 위한 피정을 개최합니다. 매년 사제 총회를 통해서 친교와 연대를 모색합니다. 철학자 마르틴 부버(Martin Buber)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나-너(I-Thou)’ 관계와 ‘나-그것(I-It)’ 관계로 구분했습니다. ‘나-너’의 관계는 상대를 인격으로 대하며, 만남 속에서 자신을 발견하는 관계입니다. 하느님과의 관계는 바로 이 ‘나-너’ 관계이며, 우리가 이웃과 맺는 모든 진정한 만남 역시 ‘나-너’의 영역에 속합니다. 오늘 독서에서 바오로 사도는 말합니다. “내가 왜 그렇게 하였겠습니까? 내가 여러분을 사랑하지 않아서겠습니까? 하느님께서는 아십니다!” 이 고백은 바오로가 단지 복음을 전하는 사도가 아니라, 신자들을 ‘너’로서 대하며, 사랑과 책임 속에서 사명을 감당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예수님의 기도는 이렇게 이어집니다. “거룩하신 아버지, 아버지가 저에게 주신 이름으로 이들을 지키시어, 이들도 우리처럼 하나가 되게 해 주소서.” 이 기도는 단순한 소망이 아닙니다. 이는 우리가 서로 연결된 존재로 살아가야 함을 선포하는, 사랑의 선언입니다. 우물 밖의 세계는 생각보다 넓고 아름답습니다. 자기중심의 삶을 벗어나, 하느님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볼 때, 우리는 더 큰 사랑, 더 깊은 연대를 향해 나아갈 수 있습니다. 우리가 서로 사랑하고, 겸손과 나눔으로 살아갈 때, 이 작은 지구는 하느님의 뜻이 이루어지는, 하느님의 거룩함이 드러나는 하느님의 나라가 될 것입니다. “하늘에 계신 저희 아버지, 아버지의 이름을 거룩히 드러내시며 아버지의 나라가 오게 하시며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게 하소서. 거룩하신 아버지, 아버지가 저에게 주신 이름으로 이들을 지키시어, 이들도 우리처럼 하나가 되게 해 주소서.”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