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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김건태 루카 신부님_보물이 있는 곳에 마음
작성자최원석 쪽지 캡슐 작성일2025-06-20 조회수73 추천수2 반대(0) 신고

 

 

 

제 출신 본당인 고색동 본당이 설립된 해는 제가 소신학교 3학년이던 1970년이었고초대 본당 신부님은지금은 은퇴하셨지만막 사제로 서품되신 새내기 신부님이셨습니다수원 변두리 농촌 지역이니본당 살림은 정말 어려웠고따라서 재정 상태는 말이 아니었던 것으로 기억됩니다어느 주일 강론 때였을 겁니다신부님은 이러다가는 본당 문을 닫게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셨는지다음과 같은 궤변(?)을 늘어놓으시는 겁니다.

교우 여러분하느님도 이제 돈을 좋아하시게 되었습니다사실 하느님은 사람의 마음을 좋아하시는데그 사람의 마음이 온통 다 돈에 가 있으니하느님도 할 수 없이 돈을 좋아하시게 되었습니다” 하는 삼단논리셨습니다그러니 하느님 기뻐하시도록 헌금과 교무금 좀 많이 내주셨으면 하는 바람을 토로하셨던 것입니다다들 오죽했으면 신부님이 저런 말씀을 하실까 생각하며죄송한 마음을 나눴던 생각이 납니다.

 

오늘 주님은간결한 가르침을 통해무엇이 참된 재물인지를 일깨워주십니다우선이 세상의 재물에 집착하거나 긁어모으기 위해 애쓰는 모습은 잘못이라고신앙인다운 모습이 아니라고 말씀하시는 듯합니다부질없는 일이라는 것입니다그것은 사라져버릴 대상간수하려고 안간힘을 써도 결국 흩어지고 말 대상이기 때문입니다오로지 영원히 머무를 재물을 하늘에 쌓아두라고 말씀하십니다.

 

영원히 머무를 재물무엇이 있을까 궁금합니다그것은 바로 사랑하는 마음으로배려하는 마음으로내 입장이 아니라 상대방의 입장에 서서 그가 원하는 대로 이루어내는 모든 선행을 가리킬 것입니다이런 행위를 이루어내기 위해서 우리는 먼저 하느님의 사랑 받는 자녀로 거듭나 하느님의 사랑을 듬뿍 받고그 사랑으로 모든 이를 형제로 받아들려는 노력을 경주해야 할 것입니다이러한 노력으로 쌓아가는 선행이야말로 좀과 녹으로 훼손되지도 않고어느 누구도 뚫고 들어와 훔쳐 갈 수 없는 보물하늘에 쌓는 보물이 될 것입니다.

 

무엇으로도 훼손되지 않고어느 누구도 훔쳐갈 수 없다 하더라도신앙인으로 조심하고 경계해야 할 대상이 또 하나 있습니다바로 나 자신입니다신앙 전수에서 저에게 가장 큰 분이셨던 어머니제게는 신앙인의 모범이고 전형이셨던 어머님이 늘 하시던 말씀이 있습니다: “좋은 일을 하고서는 자랑하지 말아라그렇지 않으면 하늘에 쌓아놓은 보물이 다 사라지고 만단다.

 

신앙인으로 살아오면서특히 사제로 살아오면서어머님 말씀대로가 아니라 그 반대의 경우가 더 많았던 것 같아아직도 난 눈이 성하지 못해 온몸이 어두운 사람이구나하는 반성이 앞섭니다아무리 작은 선행이라도 누군가 알아주기를 간절히 바라고알아보지 않으면 섭섭한 감정 숨기지 않았던 순간들이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남은 시간만이라도 어머님의 실천적 행동을 통해 새겨진 주님의 고마운 가르침에 충실한 사람 되겠다 다짐해 봅니다오늘 하루하늘에 재물을 더 많이 쌓아 올리는 복된 하루 되기를 기도합니다. 

 

2025년 6월 20일 연중 제11주간 금요일_조명연 마태오 신부님 

 

 

사제 서품식 날짜가 얼마 남지 않았을 때, 드디어 사제가 된다는 기쁨보다도 시간이 가까워질수록 걱정이 점점 커졌습니다. 다른 신부에 비해 너무나 부족한 저의 모습 때문이었지요. 영성적으로 뛰어나지도 않고, 신학과 성경에 대한 지식도 너무 부족했습니다. 그렇다고 청산유수로 말을 잘하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서품식이 가까워지면서 두려움이 밀려 들어왔습니다. 신학교에 들어간 지 10년이나 되었는데,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하는데, 이 정도밖에 안 된다는 사실에 분노까지 올라왔습니다.

 

이런 고민을 모두 정리할 수 있었던 것은 마지막 대품 피정에서 ‘나’로 살아야 한다는 묵상을 통해서였습니다. 다른 신부와의 차별성을 찾아서 살자는 것입니다. 그리고 서품을 받은 뒤에 저의 차별성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부족하다는 것을 스스로 잘 알기에 노력할 수 있었고, 그 결과 지금의 ‘나’가 되었습니다.

 

다른 것이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돈도, 세상의 지위도, 또 세상 사람들의 인정도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그냥 나를 만드신 하느님께 감사하면서,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낼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나답게 사는 것이었습니다.

 

남처럼 살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불가능한 삶입니다. 이것은 하느님의 뜻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하느님께서는 ‘남’처럼이 아닌 ‘나’처럼 살라면서 우리를 모두 다르게 창조하셨음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보물을 땅에 쌓지 마라”고 하십니다. 재물 축적에 대한 경고 말씀입니다. 당시 유다인들 사이에서 재물은 하느님의 축복으로 여기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일시적이고 불확실한 세속 재물에 의존하지 말고 영원한 가치를 지닌 하늘의 보물, 즉 하느님과 이웃 사랑에 더 집중하라고 하십니다. 그리고 그 우선순위를 어디에 두어야 하는지를 “보물이 있는 곳에 너희 마음도 있다”(마태 6,21)라고 하시면서 하느님을 향한 마음을 두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결국 우리의 기준은 하느님께 있어야 했습니다. 세상의 기준을 내세워서 남들처럼 사는 것이 하느님의 뜻이 아님을 기억하면서, 철저하게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나는 나답게 사는 우리가 되어야 했습니다. 이런 사람만이 보물을 하늘에 쌓을 수 있습니다.

 

요즘 무엇을 보물로 여기면서 살고 계십니까? 혹시 하늘이 아닌 땅에 보물을 쌓는데 더 큰 관심을 가지면서 가지고 있었던 것이 아닐까요? 기도, 자선, 봉사 등의 하늘의 보물을 쌓아가는 사람만이 주님께서 원하시는 진정으로 나답게 사는 사람이 될 것입니다.

 

 

오늘의 명언: 모든 일에 있어 절제와 조화를 중요시 여기라. 삶에서 그대를 행복으로 이끄는 것과 그대를 파괴하는 것을 구분할 줄 알아야 한다(인디언 격언).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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