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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연중 제12주간 월요일]
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25-06-23 조회수135 추천수3 반대(0) 신고

[연중 제12주간 월요일] 마태 7,1-5 "먼저 네 눈에서 들보를 빼내어라. 그래야 네가 뚜렷이 보고 형제의 눈에서 티를 빼낼 수 있을 것이다.”

 

 

 

 

사람은 한 살 한 살 나이를 먹고 세상과 삶에 대해 조금씩 알아가면서 마음 속에 삶을 바라보는 자기만의 가치관과 신념, 세상을 대하는 고유한 기준이 자리잡게 됩니다. 이를 다른 말로는 ‘자아’라고도 부르지요. 자아가 약한 사람은 다른 사람이 하는 말에 ‘팔랑귀’처럼 쉽게 휘둘리며 방황하게 되기에, 우리는 자아를 단단하게 세울 필요가 있습니다. 그 자아가 나를 세상의 거친 풍랑 속에서 다양한 변수를 맞닥뜨리더라도 흔들리지 않게 단단하게 붙잡아주는 버팀목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세상이 변하고 상황도 변하고 나와 함께 살아가는 사람도 변하는데 나만 내 마음 속에 단단히 자리잡은 자아에만 의존하며 그것만으로 삶과 사람을 계속해서 판단하려 들면, 나의 생각은 경직되어 ‘꼰대’ 소리를 듣게 되고, 그러다보면 다른 사람과의 관계가 불편해지고 멀어지게 됩니다. 그런 상태로 세상 탓, 남 탓을 하며 ‘심판관’ 노릇을 하려고 들지요.

 

그것이 바로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이 말씀하시는 ‘눈에 들보가 박힌’ 상태입니다. 그런 상태로는 세상 돌아가는 상황을 제대로 읽어내지 못하기에 세상 물정 모르는 엉뚱한 소리를 하게 되고, 다른 사람이 지닌 참모습을 분명히 알아보지 못하기에 오해를 하게 되지요. 그래서 예수님은 제대로 보지도 알지도 못하면서 남을 심판하려 들지 말고, 먼저 자기 눈에 박힌 들보를 빼내라고 하십니다. 그동안 나라는 존재를 흔들리지 않게 지탱해온 가치관과 신념인 들보를 빼내면, 당장이라도 나 자신이, 그동안 내가 살면서 쌓아올린 모든 것들이 무너져 내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두렵겠지만, 그래도 반드시 그래야만 한다는 겁니다. 어떻게 해야 내 눈에 박힌 들보를 빼낼 수 있을까요?

 

그 첫번째 방법은 양심과 자기객관화라는 거울을 통해 내 눈에 무엇이 박혀있는지를 살펴보는 ‘자기 성찰’입니다. 다른 사람이 잘못을 저지르는 모습을 보면, 먼저 나 자신이 같은 잘못을 저지른 적이 없는지 꼼꼼하게 돌아봐야 합니다. 또한 그런 잘못을 아직 저지르지 않았더라도 나도 부족하고 약한 인간이기에 언젠가는, 언제든지 같은 잘못을 저지를 수 있음을 겸허하게 인정해야 합니다. 그러면 잘못을 저지른 사람을 함부로 심판하지 않게 됩니다. 같은 잘못을 저지르는 사람으로서의 동질감으로, 그의 그런 모습을 안쓰럽게 여기는 연민의 마음으로 바라보며, 어떻게 해야 그가 그런 잘못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그 방법을 함께 찾게 되지요.

 

두번째 방법은 예수님의 마음으로 그를 바라보는 것입니다. 즉 심판을 하지 않는 수준을 뛰어넘어, 그가 얼른 회개하여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기를, 그렇게 하여 구원받기를 바라는 사랑과 호의로 그를 바라보며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그에게 적극적으로 선을 실천하는 것이지요. 그러면 그를 심판하지 않는 것을 넘어 그를 사랑할 수 있게 되고, 그와 함께 참된 행복을 향해 나아갈 수 있게 되는 겁니다. 그래서 야고도 사도는 이렇게 말합니다. “자비는 심판을 이깁니다.”(야고 2,13ㄴ) 그러니 남을 심판하고자 하는 마음이 들면 먼저 자기 모습을 철저히 성찰한 뒤, 예수님의 마음으로 그를 바라보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서로의 눈에 있는 티를 빼내줌으로써 아브람처럼 티 없이 깨끗한 믿음으로 하느님 뜻에 온전히 순명하여 그분께서 베푸시는 은총과 복을 받아 누리면 좋겠습니다. 

 

* 함 승수 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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