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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교황 주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5-06-27 조회수111 추천수7 반대(0)

오늘은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이며 동시에 교황 주일입니다. 교회의 기초를 놓은 두 기둥,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를 기리며, 우리가 모두 다시금 신앙의 뿌리를 되새기는 날입니다. 성 베드로는 예수님 앞에서 스승님은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드님이십니다라고 고백한 신앙 고백의 본보기였습니다. 그리고 주님은 말씀하셨습니다. “너는 베드로이다. 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울 터인즉, 저승의 세력도 그것을 이기지 못할 것이다.” 그 고백 위에 하느님의 교회가 세워졌고,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성 바오로는 그 신앙 고백이 담고 있는 내용과 의미를 삶과 글과 순교로 증거한 사도입니다. “나는 훌륭히 싸웠고 달릴 길을 다 달렸으며 믿음을 지켰습니다라는 말씀처럼, 그는 복음을 위해 한평생을 불태우며 살았습니다. 두 사도는 다르지만, 서로를 필요로 했고, 서로를 통해 교회가 온전히 세워졌습니다.

 

1982, 제가 신학교에 입학했을 때를 떠올립니다. 동기 중에 이름이 베드로와 바오로였던 친구들이 있었습니다. 제게 성인들의 삶을 떠오르게 할 만큼 깊은 인상을 남긴 사제들입니다. 오늘은 신앙을 고백했던 베드로 동창과 신앙의 내용을 깨우쳐 준 바오로 동창 사제의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베드로 신부님은 다들 가기 힘들어하는 군종 사제를 자원했습니다. 3년간 이미 군 생활을 마쳤는데, 다시 4년을 군에서 지내야 하는 소임이기 때문입니다. 신부님은 군종 사제를 마친 후에 이번에는 도시 빈민 사목을 선택했습니다. 금호동, 삼양동, 봉천동, 장위동에서 신부님은 도시 빈민 사목을 했습니다. 동창들은 모두 본당 사제로 사목하고 있을 때입니다. 신부님은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가장 가난하고, 가장 힘들고, 가장 어려운 현장에 있었습니다. 바로 그곳에 예수님께서 있다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신부님은 2년 전, 제가 있던 뉴욕에 잠시 들렀습니다. 여전히 주님 제가 주님을 사랑합니다.’라고 말하는 베드로 사도 같았습니다.

 

바오로 신부님은 학문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신학생 중에 제일 먼저 컴퓨터를 사용하였습니다. 저의 논문도 컴퓨터로 작업해 주었습니다. 건강상의 이유라고 하지만 술과 담배를 일절 하지 않았습니다. 로마에서 공부하였고, 뉴욕에서도 공부했습니다. 사제 양성 위원회의 총무를 맡아서 한국 천주교회 신학생 양성 지침을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제가 뉴욕 평화신문에서 있을 때입니다. 당시는 코로나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을 때입니다. 신부님은 가톨릭의 영성을 역사적인 흐름에 따라서 연재해 주었습니다. 지금은 신학교 학장으로 후배 양성을 위해서 헌신하고 있습니다. 바오로 사도는 나는 훌륭히 싸웠고 달릴 길을 다 달렸으며 믿음을 지켰습니다. 이제는 의로움의 화관이 나를 위하여 마련되어 있습니다. 의로운 심판관이신 주님께서 그날에 그것을 나에게 주실 것입니다. 주님께서는 앞으로도 나를 모든 악행에서 구출하시고, 하늘에 있는 당신 나라에 들어갈 수 있게 구원해 주실 것입니다.”라고 말하였습니다. 신부님의 모습에서 달릴 길을 충실하게 달렸던 바오로 사도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본당에 있을 때 교우분들께서 이런 말씀을 하시곤 했습니다. ‘신부님은 자상하신데, 다른 신부님이 오시면 어떻게 하나요?’ 저는 자상한 면이 있습니다. 그래서 본당 사목에 도움이 되기도 하고, 어르신들께서 좋아하시기도 하십니다. 하지만 저는 베드로 사도처럼 열정은 있지만 추진력이 부족합니다. 바오로 사도처럼 주님을 따른다고는 하지만 바리사이파처럼 주님을 따르기도 하였습니다. 하느님 앞에는 너무 빠른 것도, 너무 느린 것도 없습니다. 천년도 하느님 앞에는 지나간 어제 같다고 하셨습니다. 하느님 앞에는 완벽한 것도, 똑똑한 것도, 재능이 있는 것도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 하느님께서는 길가의 돌 하나로도 모든 것을 이루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중요한 것은 베드로 사도가 흘렸던 참회의 눈물입니다. 중요한 것은 바오로 사도가 보여주었던 새로운 삶으로의 회개입니다.

 

오늘은 교황 주일이기도 합니다. 베드로 사도의 후계자인 교황님을 위해 기도하는 날입니다. 교황님은 분열된 세상 속에서 일치의 중심, 그리고 신앙의 증인으로 살아가고 계십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보여주었던 가난한 이들과의 연대, 생태 환경에 관한 관심, 평화를 위한 중재는 바로 오늘날의 베드로요, 바오로의 사명입니다. 레오 14세 교황님께서 착한 목자로 가톨릭교회를 잘 이끌어 가도록 기도하면 좋겠습니다. 우리도 성 베드로처럼 주님은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드님이십니다라고 고백하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성 바오로처럼 그 고백의 내용을 삶으로 풀어내며, 믿음의 길을 끝까지 달려가면 좋겠습니다. “주님이 얼마나 좋으신지 너희는 맛보고 깨달아라. 행복하여라, 그분께 몸을 숨기는 사람!”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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