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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지극히 거룩하신 예수 성심 대축일]
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25-06-27 조회수76 추천수5 반대(0) 신고

[지극히 거룩하신 예수 성심 대축일] 루카 15,3-7 "너희 가운데 어떤 사람이 양 백 마리를 가지고 있었는데 그 가운데에서 한 마리를 잃으면, 아흔아홉 마리를 광야에 놓아둔 채 잃은 양을 찾을 때까지 뒤쫓아 가지 않느냐?"

 

 

 

 

오늘 우리는 “예수 성심 대축일”을 맞이하여 우리를 아끼고 사랑하시는 예수님의 거룩한 마음을 기념하고 묵상합니다. 그런데 예수님의 마음이란 대체 어떤 마음일까요? 그리고 어떻게 해야 우리가 그런 마음을 지닐 수 있을까요?

 

우리를 향한 예수님의 마음이 어떤 것인지는 오늘 복음에 나오는 ‘잃어버린 양을 찾아나서는 목자의 비유’를 통해 알 수 있습니다. 그 비유 안에서 드러나는 목자의 마음이 바로 예수님의 마음인 겁니다. 예수님의 마음은 한 마리의 양도 소중히 여기며 아끼고 보살피는 마음입니다. 병들고 약해도, 고집이 세서 목자의 말을 잘 안들어도, 그래서 자꾸만 엉뚱한 길로 빠지는 바람에 목자를 고생시켜도, 그런 양을 차마 미워할 수 없는 것이지요. 그가 사랑받을 자격이 있어서가 아닙니다. 참된 사랑의 본성은 그것이 필요한 이에게로 흘러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부족하고 약한 양을 더 많이 챙기고 사랑하십니다. 부모가 ‘아픈 손가락’ 같은 자식을 대하는 것과 비슷한 마음입니다. 그 양이 길을 잃어 당신으로부터 멀어지면 고생할 모습이 눈에 밟혀서 찾아나설 수 밖에 없는 마음, 그 양을 되찾아 다시 당신 품 안에 안기 전에는 편히 쉴 수도, 수색을 멈출 수도 없는 마음입니다. 그런 예수님의 절절한 사랑을 느낀 이는 회개하지 않을 수 없는 것입니다.

 

그런데 오늘 복음 속 비유에는 양들을 대하는 목자의 또 다른 마음가짐이 숨어 있습니다. 바로 아흔 아홉마리의 양을 광야에 놓아두는 마음입니다. 예수님이 왜 그러시는지 그 속뜻을 알지 못하는 이는 그런 예수님의 행동이 양들을 위험 속에 방치하는 걸로 보일 것입니다. ‘잃은 양’ 한 마리 찾자고 아흔 아홉마리나 되는 양을, 그것도 맹수와 여러 위험요소로 가득한 광야에 방치했다가 더 많은 양을 잃게 되는 ‘사고’가 발생한다면, 그건 사랑이 아니라 무책임하고 어리석은 처사라고 생각하는 겁니다.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자기 자신이 절대 ‘잃은 양’이 되지 않을거라는 교만한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부족하고 약한 자신이 예수님으로부터 얼마나 큰 사랑과 보살핌을 받고 있는지를 제대로 깨닫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철저히 아흔 아홉마리 양의 입장에 서서 잃은 양과 목자를 싸잡아 비난하고 단죄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지요. 그러나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합니다. 나도 언젠가는 ‘잃은 양’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목자이신 예수님이 나를 찾아주실 날을 애타게 기다리게 될 상황이 언제든 닥쳐올 수 있다는 것을…

 

잃어버린 양 한 마리를 찾기 위해 끝까지 추적하는 것만 사랑이 아니라, 아흔 아홉마리 양을 광야에 놓아두는 것도 사랑입니다. 그 사랑은 부모가 자녀를 올바른 길로 이끌기 위해 눈물을 머금고 혹독하게 훈육하는 것과 비슷한 사랑입니다. 하느님 아버지께서도 그런 사랑의 마음으로 당신 백성 이스라엘이 무려 40년 동안이나 광야에서 고생하게 만드셨습니다. 그들이 고정관념과 편견에서 벗어나 순수한 믿음으로 당신을 바라보도록, 그들이 마음 속 가득한 탐욕과 교만을 비워내고 완전한 사랑과 순명으로 당신을 따르도록, 그렇게 하여 당신 나라에서 당신과 함께 하는 참된 행복을 누리는 진정한 당신 백성이 되도록 이끄시기 위해서였지요. 예수님도 그런 마음으로 교회라는 공동체를 광야로 내보내십니다. 당신을 믿기만 하면 편안함과 안락함이 보장되리라는 잘못된 기대를 내려놓도록, 당신을 ‘주님 주님’하고 부르기만 하면 가만히 있어도 구원받으리라는 착각을 바로잡도록, 다른 이를 심판하고 단죄함으로써 자신의 상대적 의로움을 드러내는 것을 신앙생활의 목표로 삼지 않고, 다른 이가 죄를 뉘우치고 회개하여 주님 품으로 돌아오는 것을 주님과 함께 기뻐하는 성숙한 신앙인이 되도록 이끄시기 위함인 겁니다. 이런 예수 성심의 이 두 가지 측면을 두루 묵상해보고, 앞으로 그분 마음을 닮기 위해 노력하는 우리가 되어야겠습니다. 

 

* 함 승수 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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