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극히 거룩하신 예수성심 대축일 집으로 가서 친구들과 이웃들을 불러, ‘나와 함께 기뻐해 주십시오. 잃었던 내 양을 찾았습니다.’ 하고 말한다. (루카 15:6) 지난 주일에 성체성혈 대축일이었어요. 그래서 존재 자체로 내어주신 예수님을 묵상하면서 나 역시 존재 자체로 경청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바람을 갖었네요. 내 존재가 온전치 않기에 어렵다는 걸 한 주간 경험하고 있어요. 그러다 오늘 복음을 만났습니다. 1독서를 통해 하느님이 어떤 마음으로 양들을 사랑하셨고, 구원하고 싶어하는지 알게되어 가슴이 따뜻해졌고 그 사랑을 알기에 화답송 할 때는 주님이 나의 목자이시기에 아쉬울 것이 없다는 진심을 담아 노래할 수 있었네요. 아름다운 하루의 시작입니다. 찾아주시는 존재 목자가 양을 찾을 때, 양에게 조건을 달지 않습니다. "너는 왜 길을 잃었느냐",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 "이제부터는 더 조심해야 한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목자는 단지 찾았다는 사실 자체로 기뻐합니다. 우리의 행위나 성취가 아니라, 우리가 '있다'는 그 자체로 하느님께서 기뻐하신다는 것입니다. 목자는 양의 존재 자체를 사랑하기에 찾아 나서셨고, 찾았을 때 조건 없이 기뻐하십니다. 온전하지 않아도 사랑받는 존재 당신이 말씀하신 것처럼, 우리의 존재는 온전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자주 길을 잃고, 상처받고, 불완전한 모습으로 살아갑니다. 하지만 바로 그 불완전함 속에서도 우리는 사랑받는 존재입니다. 목자가 찾은 양은 여전히 같은 양입니다. 더 똑똑해지지도, 더 완벽해지지도 않았습니다. 하지만 목자의 품에서 그 양은 이미 충분히 소중한 존재입니다. 우리 역시 변화되거나 완성되기를 기다릴 필요 없이, 지금 이 순간 그대로 하느님의 사랑을 받는 존재입니다. 존재로 경청하기 존재 자체로 경청한다는 것은 무엇보다 먼저 내가 사랑받는 존재임을 깊이 받아들이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내가 온전하지 않다고 해서 사랑받을 자격이 줄어들지 않습니다. 목자가 양을 찾았을 때처럼, 하느님은 우리를 있는 그대로 받아주십니다. 이 무조건적 수용을 경험할 때, 우리는 비로소 다른 사람들도 그들의 존재 자체로 받아들일 수 있게 됩니다. 판단하거나 고치려 하지 않고, 그저 그들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소중히 여기는 경청이 가능해집니다. 함께 기뻐하는 공동체 목자는 혼자 기뻐하지 않습니다. 친구들과 이웃들을 불러 함께 기뻐합니다. 이는 기쁨이 홀로 누리는 것이 아니라 나누는 것임을 보여줍니다. 존재영성에서 공동체는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고 축복하는 곳입니다. "당신이 있어서 기쁩니다", "당신의 존재 자체가 선물입니다"라고 서로에게 말할 수 있는 곳입니다. 우리의 부족함과 연약함까지도 함께 품어주는 곳입니다. 오늘 나의 성심 예수성심 대축일인 오늘, 우리는 예수님의 마음을 묵상합니다. 그분의 마음은 잃어버린 양을 찾으시고, 찾았을 때 무조건적으로 기뻐하시는 마음입니다. 나 역시 이런 마음으로 살아가고 싶습니다. 누군가의 존재 자체를 기뻐할 줄 아는 사람, 조건 없이 환영할 줄 아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비록 내 존재가 온전하지 않더라도, 그 불완전함마저도 하느님의 사랑 안에서 의미를 갖는다는 것을 믿으며 살아가고 싶습니다. 기도 주님, 저를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저의 모든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저의 존재 자체를 기뻐해 주시니 감사합니다. 이제 저도 다른 이들의 존재를 조건 없이 기뻐할 수 있게 해주세요. 존재 자체로 경청하며 존재 자체로 사랑할 수 있게 해주세요. 주님의 성심을 닮아 오늘도 누군가에게는 찾아주시는 목자가 되게 해주세요.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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