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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예수님을 사랑하는 법 = 예수님을 이용하는 법
작성자김백봉7 쪽지 캡슐 작성일2025-06-30 조회수60 추천수4 반대(0) 신고

 

 

 

 

 

 

 

2025년 다해 연중 제13주간 월요일

 

 

 

<예수님을 사랑하는 법 = 예수님을 이용하는 법>

 

 

 

복음: 마태오 8,18-22

 






하느님의 아들이며 말씀이신 그리스도

(1540-1550), 모스크바 크레믈린 Cathedral of the Sleeper

 

 

 

 

 

    찬미 예수님!

형제자매 여러분,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당신을 따르려는 이들에게 세상의 관점으로는 이해하기 힘든 단호한 요구를 하십니다. 

    “여우들도 굴이 있고 하늘의 새들도 보금자리가 있지만, 사람의 아들은 머리 둘 곳조차 없다.”(마태 8,20), 

    “죽은 이들의 장사는 죽은 이들이 지내도록 내버려 두고, 너는 나를 따라라.”(마태 8,22).

 

 

    이 말씀들은 세상의 안정과 인간적인 도리마저 뒤로 하고 오직 당신 만을 따르라는 초대입니다. 이는 곧 제자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보여줍니다. 예수님을 따른다는 것은, 세상의 모든 기쁨과 가치를 합친 것보다 예수님 한 분만으로 더 크게 행복할 수 있음을 깨닫고, 그 길을 선택하며, 마침내 그 길 위에서 ‘행복해지는 법’을 배워 익히는 삶의 여정입니다.

 

 

    한 분야에 모든 것을 건 사람들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합니다. 수학 강사 정승제 씨는 수많은 학생들을 최고의 대학으로 이끄는 ‘일타 강사’입니다. 그의 삶은 오직 ‘수학’이라는 한 길에 맞춰져 있습니다. 그는 방송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새벽 4시 30분에 일어나 하루를 시작하고, 잠들기 전까지 거의 모든 시간을 강의를 준비하고 수학 문제를 연구하는 데 쓴다고 합니다. 조교들과의 회의, 촬영, 교재 연구로 하루가 꽉 차 있습니다. 심지어 쉬는 날에도 머릿속은 온통 학생들을 어떻게 더 쉽게 가르칠까 하는 생각뿐입니다. 누군가에게는 고된 일상이지만, 그는 그 과정 자체에서 희열을 느끼며, 자신의 일에 모든 것을 투신하는 삶을 통해 최고의 자리에 올랐습니다.

 

 

    야구선수 오타니 쇼헤이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 ‘만다라트’라는 목표 달성표를 작성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중앙에 ‘8개 구단 드래프트 1순위’라는 궁극적 목표를 적고,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한 8가지 세부 목표(몸만들기, 제구, 구위, 멘탈, 스피드, 인간성, 운, 변화구)를 정했습니다. 그리고 그 8가지 목표 각각을 이루기 위한 8개의 구체적인 실천 계획을 빼곡히 채워 넣었습니다. ‘쓰레기 줍기’(운), ‘인사하기’(인간성), ‘하루 10시간 자기’(몸만들기), ‘술과 담배 안 하기’ 등 그의 일상은 오직 ‘최고의 야구선수’라는 단 하나의 목표를 위해 완벽하게 통제되었습니다. 그는 야구라는 한 길에 자신의 모든 것을 걸었고, 그 결과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역사를 써 내려가고 있습니다.

 

 

    이들처럼, 한 분야의 정점에 오른다는 것은 그 길 자체에서 기쁨을 발견하고, 그 목표를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기꺼이 바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것은 놀랍게도 우리가 예수님의 제자가 되는 길과 정확히 일치합니다.

 

 

    욥은 우리가 아는 대로 동방에서 가장 큰 부자였고, 훌륭한 자녀들과 건강까지 모든 것을 가진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평소에도 하느님을 경외하며 살았습니다. 그러나 어느 날 갑자기, 그는 자녀, 재산, 건강, 명예를 모두 잃었습니다. 모든 것을 잃고 잿더미 위에 앉아 기왓장으로 몸을 긁는 비참한 신세가 되었을 때, 그의 아내마저    “하느님을 저주하고 죽어 버리세요.”(욥 2,9)라며 그를 원망했습니다.

 

 

    그때 욥이 한 고백은 위대합니다. “알몸으로 어머니 배에서 나온 이 몸, 알몸으로 그리 돌아가리라. 주님께서 주셨다가 주님께서 거두어 가시니, 주님의 이름은 찬미받으소서.”(욥 1,21) 이 고백은 단순히 고통을 체념적으로 받아들이는 말이 아닙니다. 이것은 욥이 평생에 걸쳐 ‘하느님 한 분만으로 행복해지는 법’을 연습해왔다는 가장 강력한 증거입니다. 모든 것이 사라졌을 때, 그의 마음속에 오직 하느님 한 분만이 유일한 희망이요 재산으로 남았던 것입니다. 그의 믿음은 소유물이 있을 때 빛나는 장식품이 아니라, 모든 것이 사라진 폐허 속에서 홀로 빛나는 등불과 같았습니다.

그런데 욥이 하느님을 처음부터 그렇게 사랑하는 사람이었을까요? 그럴 수는 없습니다. 욥은 하느님이 세상 모든 즐거움을 주더라도 바꿀 수 없는 행복이 되도록 매일 연습하여 성장하였던 것입니다. 

 

 

    복자 피에르 조르조 프라사티(Pier Giorgio Frassati)의 삶이 그 가장 좋은 예입니다. 그는 20세기의 젊은 이탈리아 청년으로,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나 잘생긴 외모와 뛰어난 운동 신경으로 친구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았습니다. 그는 등산을 광적으로 사랑했고, 친구들과 어울려 농담하기를 즐기는 평범한 청년처럼 보였습니다. 하지만 그의 삶에는 비밀이 있었습니다. 그는 매일 아침 성당에 가서 미사에 참여하고 영성체를 하며 하루를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아버지에게 받은 용돈을 모아 토리노의 가장 가난한 빈민굴에 사는 이들을 위해 약과 음식을 사서 직접 날랐습니다. 그의 친구들은 그가 왜 늘 돈이 없는지, 왜 그토록 낡은 옷을 입고 다니는지 몰랐습니다.

 

 

    프라사티는 자신의 젊음과 건강, 재능을 ‘예수님을 사랑하고 섬기는 데’ 남김없이 사용했습니다. 그는 산을 오를 때 “높은 곳을 향하여(Verso l'alto)!”라고 외쳤는데, 이는 단지 산 정상을 향한 외침이 아니라, 하느님이라는 삶의 궁극적인 정상을 향한 그의 영혼의 외침이었습니다. 그는 조금씩, 매일매일, 자신의 삶의 기쁨의 원천을 세상의 즐거움에서 ‘성체 안에 계신 예수님’, ‘가난한 이들 안에 계신 예수님’으로 옮겨갔습니다. 이 꾸준한 ‘이용’과 ‘노력’의 결과, 그의 내면은 세상이 줄 수 없는 기쁨으로 가득 찼고, 24살의 나이에 소아마비로 세상을 떠날 때, 그의 장례식에는 그가 몰래 도와주었던 수많은 가난한 이들이 찾아와 눈물을 흘렸습니다.

 

 

    형제자매 여러분, 프라사티처럼 우리 역시 예수님을 ‘이용’해야 합니다. 마음이 지치고 힘들 때, 위로를 얻기 위해 그분의 이름을 부르며 그분을 ‘이용’하십시오. 기쁜 일이 있을 때, 그 기쁨을 봉헌하기 위해 그분을 ‘이용’하십시오.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할 때, 지혜를 구하기 위해 그분을 ‘이용’하십시오. 

‘이용한다’는 말이 다소 불경하게 들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이용’이란, 세속적인 성공을 위해 예수님을 수단으로 삼으라는 뜻이 결코 아닙니다. 오히려 그 반대입니다. 내 삶의 모든 순간에, 나의 행복을 위해, 나의 평화를 위해, 나의 기쁨을 위해 예수님을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그분께 의지하는 법을 배우라는 뜻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을 따르는 방법은 예수님을 이용해 예수님만으로 충분한 사람이 되어가는 것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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