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양승국 신부님_우리 역시 또 다른 코라진이요 벳사이다로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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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최원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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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25-07-15 | 조회수58 | 추천수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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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으로부터 강력한 철퇴같은 경고의 말씀을 들은 도시, 코라진, 벳사이다, 카파르나움은 모두 겟네사렛 호수 연안에 있는 도시들로, 갈릴래아 지방에 속해 있었습니다. 갈릴래아 지방은 예수님의 복음 선포 활동의 베이스 캠프와도 같은 지역이었습니다. 수시로 이 지방 저 지방 두루 다니시며 복음을 선포하시고 무수한 기적과 치유 활동을 전개하신 곳입니다. 그 도시 사람들은 다른 지역 사람들보다 훨씬 자주 예수님을 뵈었고, 직접 그분으로부터 말씀을 들었으며, 예수님께서 행하신 특별한 기적을 목격한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이 끝끝내 회개하지 않았으므로, 오늘 예수님으로부터 저주에 가까운 경고성 발언을 듣게 된 것입니다. 타락한 도시들을 향한 예수님의 경고 말씀은 마음이 활짝 열려 들을 귀가 있었던 백성들에게 선포하셨던 행복 선언과는 정반대의 분위기입니다. 행복 선언과는 완전히 대치되는 불행 선언인 것입니다. “불행하여라, 너 코라진아! 불행하여라, 너 벳사이다야! 너희에게 일어난 기적들이 티로와 시돈에서 일어났더라면, 그들은 벌써 자루옷을 입고 재를 뒤집어쓰고 회개하였을 것이다. 그리고 너 카파르나움아, 네가 하늘까지 오를 성싶으냐? 저승까지 떨어질 것이다.”(마태 11,21-23) 불행하여라! 라는 이 말씀은 언젠가 반드시 재앙을 내리시겠다는 경고의 말씀이기도 하지만, 지금 이 자리에서 실제로 재앙이 시작될 것임을 선언하는 말씀이기도 합니다. 산 위에서 예수님께서 참된 행복을 선포하셨을 때, 그 자리에서 구원이 구체화된 것과도 마찬가지입니다. 예수님을 지척에서 뵈었고, 그분의 말씀을 직접 자신들의 귀로 들었으며, 그분께서 행하신 기적들을 자신들의 두 눈으로 똑똑히 바라봤던 코라진, 벳사이다, 카파르나움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러나 경이로움과 은총 체험은 잠시뿐, 언제 그랬냐는 듯이 어두운 과거로 되돌아갔습니다. 오늘 성전 가까이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도 해당되는 예수님의 경고성 발언입니다. 성전에서 봉사한다든지, 성전의 문턱이 닳도록 들락날락하지만, 타성에 빠지고, 보다 본질적이고 우선적인 것은 뒷전인 채, 비본질적이고 부차적인 것에 목숨을 걸 때, 우리 역시 또 다른 코라진이요 벳사이다가 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왕성하게 활동하셨던 도시들이 그분의 은총과 축복을 거부했으며, 회개와 결단의 시간을 낭비해버렸기에, 구원의 은총은 다른 도시 주민들, 그리고 이방인들의 몫이 되고 말았습니다. 오늘 우리의 신앙 상태는 어떠한지 모르겠습니다. 깊은 타성의 늪에 빠져있는 것은 아닌지요? 기쁨과 자발성은 찾아볼 수 없고 의무감과 형식주의에 함몰되어 있는 것은 아닌지요?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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