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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연중 제15주간 화요일, 성 보나벤투라 주교학자 기념]
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25-07-15 조회수72 추천수1 반대(0) 신고

[연중 제15주간 화요일, 성 보나벤투라 주교학자 기념] 마태 11,20-24 “예수님께서 당신이 기적을 가장 많이 일으키신 고을들을 꾸짖기 시작하셨다. 그들이 회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당신께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시면서 여러 기적을 보여주시고 가르침을 전하신 고을 사람들을 꾸짖으십니다. 그들이 유다의 종교 지도자들처럼 예수님을 배척하거나 그분의 복음 선포활동을 방해했기 때문이 아닙니다. 또한 그들이 세리나 창녀들처럼 윤리 도덕적으로 커다란 죄악을 저질렀기 때문도 아닙니다. 저지른 죄악의 심각성으로 본다면 바알 숭배에 빠져 하느님을 배반했던 페니키아의 티로와 시돈이, 물질 만능주의가 만연하여 부패와 타락이 극심했던 소돔이 더 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갈릴래아의 세 도시 사람들을 엄하게 꾸짖으신 것은 그들이 주님께 받은 은총과 사랑을 그저 ‘특권’으로만 누리면서 정작 그 열매를 맺으려고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즉 예수님께서 그들을 위해 여러 기적과 표징을 보여주시고 열정적으로 가르치셨지만, 그들은 예수님의 뜻을 받아들이지도, 회개하지도 않았던 겁니다.

 

우리로 하여금 주님을 따르지 못하게 방해하는 요인들은 다양합니다. 자기 삶에 아무리 놀라운 일이 일어나도 그것을 자기 힘으로 이룬거라고, 자신이 애쓴 대가로 받은 거라고 여기는 교만 때문입니다. 기적에 잘 놀라기는 하지만 정작 자신에게 그런 기적이 왜 일어났는지, 그 안에 담긴 주님의 뜻이 무엇인지를 헤아리지 못하는 둔감함 때문입니다. 죄 중에 머무르는 것이 익숙하고 편해서 그냥 그 상태에 안주하려고 드는 나태함과 안일함 때문입니다. 자신이 잘못을 바로잡고 회개하기에는 너무 약하다고 여기는 오해 때문입니다. 당장 이익이 되는 세상 물정에는 빠삭하지만 자신의 구원과 직결되는 영적 사정은 소홀히 여기며 무관심하기 때문입니다. 그런 이들을 보시는 예수님은 얼마나 마음이 안타까우셨을까요?

 

당신 뜻을 따르지 않는 세 고을 사람들에게 “불행하여라”라고 말씀하신 것은 그들의 모습이 괘씸하여 잘못되기를 바라는 저주도 아니고, 그들이 하느님 아버지로부터 준엄한 심판을 받기를 바라는 단죄의 마음도 아닙니다. 오늘 복음에서 ‘불행하여라’라고 번역된 그리스어 원문은 ‘너에게 큰 문제나 재앙들이 닥친다’라는 뜻입니다. 즉 예수님은 어머니가 위험한 행동을 하는 아이를 만류하듯이 ‘너희들 계속 그렇게 잘못된 길을 걷다가 크게 다친다’고, ‘얼른 회개하여 하느님께로 돌아오지 않으면 멸망한다’고 애타게 만류하시는 겁니다. 그들이 구원받기를 바라시는 간절한 마음에서 우러나온 사랑의 호소인 것이지요.

 

오늘 우리도 주님으로부터 애타는 사랑의 호소를 듣습니다. 죄인이 멸망하기를 바라지 않으시고 회개하여 살기를 바라시는, 사랑과 자비가 가득한 주님이십니다. 그 간절한 마음으로 우리의 양심에 대고 ‘너네 그러다 진짜 큰일난다’고, 어서 당신 품으로 돌아오라고 간절히 외치시는 것이지요. 주일미사에 참례한다고 해서, 예수님의 몸을 자주 모신다고 해서 그것이 구원을 보장하는 게 아닙니다. 구원의 문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지만 아무나 구원받지는 못합니다. 마음의 문을 활짝 열어 예수 그리스도를 ‘나의 주님’으로 받아들이고, 그분 뜻에 따르기 위해 나의 행동과 삶을 변화시킬 때 나의 구원이 완성되는 겁니다. 그러니 날마다 제 십자가를 지고 주님을 따라야 하는 신앙의 여정을 하루 하루 충실히 걸어야겠습니다. 

 

* 함 승수 신부님  강론 말씀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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