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황혼속의 노부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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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민형식 | 작성일2000-02-15 | 조회수2,316 | 추천수18 | 반대(0) 신고 |
직장 정문을 나서며 핸드폰의 00을 누르면 우리집! "응 난데 지금가"(저녁밥 지으라는 암호) 요금이 많이 나올세라 얼른 끊고 하루종일 추운데서 덜덜 떨며 주인을 기다린 그녀를 깨워 힘차게 액셀레이터를 밟아 서해안 고속도로위를 미끄러지듯 질주하여 서창인터체인지를 돌아 늘 막히는 인천대공원앞을 지나 또 막히는 경인로를 피해 골목길로 빠져서 송신고가교를 넘으면 아파트단지가 보인다. 위까지가 내가 늘 해오는 퇴근길이요 일상이다. 그러나 오늘은 달랐다. 아파트 정문을 지나 지하주차장으로 차를 몰던 나의 두눈에 너무도 황홀하고 아름다운 정경이 들어왔으니... 아아... 나에게도 저런 영광이 찾아올까? 너무나도 아름다운 모습은 뉘엿뉘엿 넘어가는 짧은겨울의 발가스레한 황혼빛에 비치는 다정한 노부부의 정겨운 모습이였다. 파안대소를 나누며 차창가를 스치며 지나가는 멋진이들은 나도 아는 노부부이셨다. 두분다 학교교사를 정년으로 마치시고 성당에서 일어교사로 교리교사로 봉사하고 계시는 분들이셨다. 주님을 위한 봉사활동을 마치시고 젊은 연인 못지않게 다정스레 팔장을 끼고 보금자리를 향해 걸음을 옮기시는 두분의 모습에서 한없는 사랑과 행복과 평화를 하느님을 성모님을 본것이다. 과연 나에게도 저렇게 보기좋고 아름다운 행복과 사랑을 그분께서 주실것인지 의문을 품으며 그건 누가 가져다 주는 행운이 아님을 깨닫고 단지 내가 추구해야할 삶이요 목표임을 새삼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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