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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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너는 내 뜻 대로 낳고.....
작성자박미정 쪽지 캡슐 작성일2001-02-10 조회수1,704 추천수14 반대(0) 신고

7년전의 일입니다.

그때는 제가 26살 이었고, 신앙 생활을 한지도 얼마 되지 않아 뭐가 뭔지 모르고 지낼때 였습니다.   

 

첫째가 딸이고, 둘째는 아들을 낳아야 한다는 마음의 부담을 주위에서도 받고 제 자신안에서도 받고 있었습니다.  사랑하는 남편과 시부모님이 원하시니, 내가 할수만 있다면 아들을 낳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둘째 아이 임신9개월때 딸이라는걸 알게 되었습니다.  

 

허탈하고 우울한 마음이었지만 배속에 아이가 알면 슬퍼 할까봐 애써 마음을 토닥이며 집으로 돌아 왔습니다.

 

아무 생각 없이 아침 일찍 병원 가느라 못했던 집안 청소를 했습니다.

걸레를 들고 성모상 아래를 방 바닦을 닦다가 문득 성모님과 눈이 마주 쳤습니다.

그때, 나도 모르게 성모님을 향한 원망이 쏟아 나왔습니다.

 

"성모님, 정말 너무 하세요."  (노려 보면서...)

"누구 한테는 아들만 둘 주시고, 왜 저한테는 딸만 둘 주시는 거에요?"

"아들을 원하는 사람 한테는 아들을 주시고, 딸을 원하는 사람한테는 딸을 주시면

 사람들이 얼마나 행복해 하겠어요?"

"사람들이 행복 하면 당신도 행복 하시지 않나요?"

"아니면, 공평하게 하나씩 섞어서 주시든가....."

 

이런 말들이 나오기 시작 하니까, 터진 댐 처름 쏟아져 나오더라구요.

이런 말들을 그냥 투덜 투덜 하고 있는데,

갑자기 예리한 얇은 막대기 하나가 저의 왼쪽 머리를 뚫고 머릿속에 박히더니 무슨 소리가

들리는듯 했어요.

그래서, 무슨 소릴까 하고 그자리에 앉아 가만히 귀기울여 들어보니 이런 소리가 들렸어요.

 

"그게, 네 새끼냐?"   

 

이게 무슨 소릴까?   전 그때 까지만 해도 그게 뭔지 몰랐어요..

좀더 귀를 기울여 보니 또 다른 말들이 계속 들리는듯 했어요.

 

"너는 네 머리카락 하나 새로 나게도 빠지게도 못하면서

 너의 몸도 네것이 아니면서

 너를 통해 낳았다고, 그것이 네것이냐?

 너는 내 뜻대로 낳고,

 내 뜻대로 기르면 된다!

 

하시는 거에요.

주저 앉아 있는김에 계속 주저 앉아 아둔한 머리로 곰곰 생각해 보니

그말이 맞는 거에요.

 

"맞다!  정말 그렇구나..."

저의 마음은 평화로와 졌고, 그저 발가락 다섯개씩, 손가락 다섯개씩만

있는 건강한 아이면 그보다 축복과 감사가 없겠다 하는 마음으로 바뀌었어요.

 

 

그런지도 어느덧 7년이 지나, 그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날이 다음주로

다가온 지금에 와서 생각해 보니....

 

지금 내가 당신의 뜻대로 당신의 자녀를 기르는 것에 부족함이 많지만

당신이 주신 자녀이니 당신이 이끌어 주실것을 믿고 맡깁니다.

 

두 딸을 바라보면서 가슴 가득히 차오르는 기쁨과 사랑.

성모님,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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