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뜻밖의 선물
작성자이봉순 쪽지 캡슐 작성일2004-12-27 조회수917 추천수2 반대(0) 신고

 

 

연말연시를 엄마와 보낼겸, 겸사겸사해서 갑자기 딸이 브라질리아에서 귀국했습니다. 뜻밖의 선물이었습니다.

 

며칠 쉬고 여독이 풀렸는지, 내일은 명동성당에 가서 주일 미사참례도 하고 성물판매소에 들려 성물과 책도 사

 

야겠다고 했습니다. 

 

 

이튿 날, 12시 미사시간에 맞춰 부랴부랴 집을 나섰습니다. 이른 아침 '오늘의 말씀'을 묵상했기 때문에 '예수,

 

마리아, 요셉의 성가정 축일' 이라는 것은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평소 요셉성인 공경하기를 게을리 않던 저는

 

그분의 전구로서 참으로 많은 은혜를 체험했습니다. 그런데 이제 성인께 빌던 그 기도가 새 가정을 꾸리게 된

 

딸에게 넘어갔습니다. 젊은이들이 결혼하여 새로 시작하는 한 가정을 바로 세우기 위해서는 처음으로 성가정을

 

이루셨던 성요셉 성인께서 하느님께 전구 해주시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미사가 시작되었습니다. 입당성가를 부르다 제대를 바라보니 대주교님께서 입당하고 계셨습니다. 순간 주교님

 

께서 집전하시는 미사에 참례하게 된 것은 우연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성령의 이끄심 같았습니다. 딸

 

을 부르신 것입니다. 이렇게 영적 선물은 전혀 생각지 않는 시간에, 생각지 않은 장소에서 만남을 통해 주님의

 

은혜로 이루어주신다는 것을 짐작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 또한 뜻밖의 선물이었습니다.

 

 

 

인간이 이루는 가장 기본적 기초적인 공동체가 가정이며, 그 가정에서 생명이 태어나고 모든 인간 관계의 출발

 

점이자 종착지가 된다는 말씀으로 시작해서 장시간 그분이 들려주신 강론은 위엄보다는 인자한 육친의 아버지

 

같은 정으로 젊은이들에게 호소하시는 듯 하셨습니다. 성가정을 어떻게 이루어야 하는가를 구체적인 예를 들어

 

가시며 말씀하시는 것 중, 딸의 귀를 열게 하는 말씀을 많이 하셨습니다. 고슴도치처럼 주교님의 말씀을 경청하

 

는 딸의 모습도 예뻤습니다.

 

 

 

부부는 상호 존중이 앞서야 사랑을 유지해 나갈 수 있다고 미사에 참례한 부부는 손을 잡고 성혼 선언문을 따라

 

하라 하셨고, 2살까지 뇌세포가 거의 형성되는 아기들에게의 엄마의 중요성을 강조하시며 자신도 엄마가 사랑

 

으로 키우셨기 때문에 오늘 대주교가 되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 대주교가 "엄마" 라고 하니까 이상하지요." 하

 

시는 조크로 졸고 있는 이들을 깨우기도 하시면서... 바오로 사도의 말씀처럼 결국 사랑은 모든 것을 하나로 묶

 

어 완전하게 된다는 것을 가르쳐 주신 것입니다.

 

 

 

미사가 끝난 후 성물판매소에서 이런 저런 성물을 고르던 중, 딸이 들고 온 벽걸이에는 이런 성서구절이

 

적혀 있었습니다.   " 사랑은 오래 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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