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소박한 참 자유인
작성자이봉순 쪽지 캡슐 작성일2005-05-13 조회수621 추천수1 반대(0) 신고

 

하느님이 주신 자유는 참으로 단순하다. 그 단순함은 오늘 나에게 일어나는 일들을  막힘 없이 처리하고 손을 터는데 있는 게 아니라, 자신의 힘으로는 도저히 어쩔 수없는 일이 난관에 부딪쳤을 때, 하느님께 의탁하며 용기를 잃지 않는 데 있다. 그때에 비로소 세상의 온갖 유혹과 쾌락을 물리칠 수 있는 힘이 생기기 시작한다.

 

하는 일마다 자신감이 넘치는 사람들이 가장 쉽게 빠지기 쉬운 유혹은 자신도 모르게 영혼을 피폐하게 만드는 세상이 주는 쾌락이다. '이쯤이야' 하고 가볍게 장난삼아 한 일들이 어느 날 큰 올가미로 다가와 자신을 덮쳐버리는 것이다.

 

겹겹이 옭아 매여 있는 그런 올가미는 매듭을 풀고 빠져 나오기가 그리 쉬운 것이 아니다. 그러니까 왜 저 사람은... 하고 우리가 부러워하는, 승승장구의 길을 가고 있는 사람을 바라볼 때도 기뻐할 수 있는 것만도 아니다. 진정 이럴 때 자연의 법칙을 적용해 그가 겸손하기를 기도해주는 사람이 진정 그를 사랑하는 사람이다.

 

인간사 모든 현상은 분명히 오고가는 때가 있어, 오늘 네게 무엇이 있다고 자만한 필요도 없고, 오늘 내게 무엇이 없다고 위축될 필요도 없다. 그러니까 어떤 사람이 누리고 있는 부나 명예, 권위적인 삶에 무언가 덧입히는 행위는 결코 바람직한 것이 아닌 것이다.

 

밤새 가슴으로 쓴 편지를 선물로 가지고 한 사제의 영명축일에 갔다가, 신성한 자리에서도 물질의 풍요함이 우선 시 되는 광경에 눌려, 편지를 전하지 못하고 쓸쓸히 돌아와서 그 아픔을 여과 없이 게시판에 올린 한 자매의 글을 읽고, 나도 지난날을 돌아보며 많이 반성을 했다.

 

빈곤층의 사람들과, 생업에 눈 코 뜰 새 없이 바쁘게 매달려야 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생일마저 잊고 그냥 넘기는 일이 많다. 대개 가족이나 친인척, 또한 자신의 축일을 챙기는 사람들은 그래도 시간이나 돈이 여유가 있는 사람들이다. 받기도 하고 주기도 할 수 있는 사람들이다. 그러나 세상에는 그렇지 못한 사람들이 얼마든지 있다.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그들은 그들대로 자신에게 주어진 복을 누릴 권리가 있다. "먹고 살 돈과 재산을 하느님으로부터 받은 사람은 누구나 그것을 하느님의 선물로 알아 수고한 보람으로 줄길 일이다." ( 전도서 5, 18) 라고 성서에도 말씀하셨다.

 

그러나 여유가 없는 사람들이 도리나 체면, 아니면 겹겹이 쌓인 정 때문에 상대적

빈곤을 느끼면서 돌아올 수밖에 없는 그런 장소는 가지 않는 것이 좋다. 다만 그들을 위해 해주어야 할 것은 그들 영혼을 하느님께 의탁하는 짧은 화살기도면 된다. 소박한 참 자유인은 높은 곳, 높은 사람, 어디에도 매이지 않는다. 진정 우리가 시시때때로 챙겨야 할 분은 우리를 위해 자신을 낮추실 대로 낮추신 주님 한 분 뿐이시다.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