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수도원
작성자송규철 쪽지 캡슐 작성일2006-04-24 조회수779 추천수0 반대(0) 신고
은총의 바다로...




(프랑스 뒤 게랑의 머리글)
하느님과 다른 사람들을 위해 헌신하며 전 존재를 불태운 이분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젱델 신부는 종종 이렇게 말하곤 했다.
마음속에 불을 지필 수 있다면 그보다 더 위대한 것은 없습니다.”
젱델 신부는 많은 사람들의 마음속에 불을 지퍼 놓았다. 우리도 이
제 우리 마음속의 잿더미를 뒤져서 ‘다른 사람에게로 퍼져갈 작은 불
씨‘
를 다시 찾아 내고자 한다.


[...]
젱델 신부는 놀랍도록 너그러웠고 진정으로 우리의 고통을 함께할
뿐 아니라 다른 어떤 사람에게서도 보지 못한 침묵, 그러나 살아
있는 침묵으로 둘러싸여 있었다.
그것은 일종의 고행이었다. 그는 마음의 가난에 이르기 위해 모든
면에서 자신을 버린 게 틀림없었다. 자기 자신을 만나기 위해서는 ‘자
기 자신의 소리를 침묵시켜야“한다고 그는 말했다.
이것은 소크라테스의 산파술과도 비슷하다. 그의 침묵에 짜증을 내
는 사람들은 영혼을 낚는 이 존재를 제대로 알아보지 못한 것이며, 특
히 그들 자신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지나친 것이다.
그 침묵을 발견했을 때, 우리는 피상적인 것에만 머무르고 있었음을
깨닫지 않을 수 없었다. 잠들어 있는 우리의 창조적 생명을 누리게 되
기 위해 그가 말한 저 ‘근원’에 이르기 위해서는 좀더 자신을 잊어야
한다는 것을 우리는 깨달았다.


하지만 젱델 신부의 침묵은 때로 너무도 무거웠고 우리는 벽에 부딪
히는 느낌이었다. 그의 친구 중 베이루트의 한 건물 9층에 살던 아주
헌신적인 여성 신자가 있었다. 우리는 레바논 산맥 뒤로 넘어가는 태
양의 아름다움을 바라보며 감탄하고 있었다. 하지만 젱델 신부는 계속
침묵을 지켰다. 마침내 그 여성 신자가 “신부님, 무슨 말씀이든 좀 하
세요.“라고 말했다. 그러자 그는 얘기해 달라고 졸라대는 아이들을 타
이르듯 우리의 마음을 빼앗는 듯한 너무도 아름다운 이야기 하나를 들
려주고는 다시 자신의 밀실密室로 돌아갔다.
그는 또하나의 불 같은 영혼의 소유자인 순교자 안티오키아아의 이냐
시오 주교의 “하느님의 침묵 속에서 완성되는 저 함성의 신비를 들을
수 있어야 한다.
“는 말을 즐겨 인용하곤 했다.


젱델 신부는 특히 아인지델른의 수도원에서 침묵을 발견했다. 그는
이 놀라운 선물과 같은 침묵은 이 수도원을 내 영혼의 일부가 되게 했
다.
“고 하며 ”침묵은 말없이 가르치니 스승 중의 스승이다.“라고 했다.
그는 영적 딸들 중의 하나인 케르고난의 베네딕도회 수녀에게 보낸 편지
에서 “수녀님의 서원 50주년을 맞아 수녀님과 더불어 주님께 감사드리
며 수녀님도 제가 되고 싶어하는 ‘침묵의 영혼’이 되시기를 빕니다.“라고
썼다. 세상과 교회가 그 어느 때보다도 더욱더 필요로 하는 것은 바로
철저한 자아포기이다. 이 같은 자아포기는 침묵속에서 하느님의 말씀을
듣게 될 때 비로소 가능하다. 젱델 신부는 “수도원은 하느님의 현존을
증명하는 이 살아 있는 침묵의 공동체적 성사입니다.“
라고 말했다.



침묵에 귀를 기울이며 / 모리스 젱델 신부의 글 / 프랑스 뒤 게랑 엮음/
고성 가르멜 여자 수도원 옮김 / 성 바오로



돌이켜 생각해 보니
한국순교복자수녀회 면형강학회로
하느님께서 부르시어
'침묵의 영혼'이 되고
'침묵 노래'안에 인도하여 주셨음에
이것이 얼마나 큰 은총이며 신비인지
이제야 조금씩 깨달아 가는 것 같습니다.


내가 어떻게 수도원에서
2년여 이상을 기도하며 배울 수 있는
은총의 바다로 초대 받았을까?
그리고 앞으로도 심화반에 초대되어...
이 놀라운 신비를
신앙의 눈으로 볼 수 있는 사람들은 행복하여라



침묵속에 오고 가시는
한국순교복자회수녀님들의 안보이는 희생과 봉헌
그리고 연중내내, 새벽부터 깊은 밤까지 이어지는
찬미의 기도와 노래로 함께 하였기에...
수도원에 흐르는 침묵은
저희를 더욱 더 충만케 하였나이다.

(2006-04-12) 사도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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