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복사졸업식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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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유철 | 작성일2008-01-27 | 조회수1,352 | 추천수1 | 반대(0) 신고 |
천주교회에 입교한 지 26년째이지만 복사졸업예식은 오늘 처음 보았습니다. 미사 시작전에 30여명의 초등학생 복사들이 전부 행렬을 지어 입당하였습니다. 십자가를 앞장 세우고. 그중에 다섯 명은 제대위로 올라가 주임신부님 좌우로 의자에 앉았습니다. 오늘 졸업식을 하는 주인공들입니다. 원래 7명이지만 2명은 외국여행때문에 못오고 5명만 참석하게 된 거라고 합니다.
오늘 복음은 어부 네 사람을 제자로 부르시다(마태 4, 18~22)였습니다. 갈릴래야 호숫가에서 맨 먼저 부르심을 받은 베드로라는 시몬과 그의 동생 안드레아는 예수님께서 "나를 따라 오너라. 내가 너희를 사람 낚는 어부로 만들겠다." 는 말씀을 하시자 곧바로 그물을 버리고 예수님을 따랐습니다.
보좌신부님의 복음선포가 끝난 후 강론할 차례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주임신부이신 몬시뇰께서는 오늘 졸업을 하는 복사와 복사 어머니들의 간증을 듣는 시간으로 대체하셨습니다. 복사단장과 그 어머니, 또 다른 복사와 그 어머니 순서로 지난 4년동안 복사를 하면서 겪은 잊을 수 없는 경험과 하느님의 축복에 대해서, 그리고 앞으로 신앙생활의 지향을 또박또박 발표하였습니다.
오늘에야 안 사실이지만, 복사들은 3학년때 첫 영성체한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모집하는데 새벽미사 40번을 빠지지 않아야 복사로 설 수 있다고 합니다. 어른도 새벽미사 참석하기란 쉽지가 않은 일인데 그것도 40일간 하루도 빠지지 않고 참석하기란 얼마나 힘들었겠습니까. 어머니들이 곤히 잠자고 있는 아이를 꼭두새벽에 깨우기란 참 독한 맘 먹지 않고는 쉽지 않았을 겁니다. 그 어려운 과정을 이겨낸 아이는 그야말로 하느님의 은총에 힘입은 것이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
복사 어린이들은 지난 4년간 복사로 봉사하면서 실수했던 일, 복사단 형들과 함께 캠프갔던 일, 캐리비안 베이 갔던 일, 몬시뇰님의 가르침을 정기적으로 들었던 일, 성탄과 부활 대미사 때 장시간의 미사시간을 잘 버텨냈던 일 등을 추억으로 꼽았습니다. 그리고 복사졸업후 신앙생활의 지향을 성경구절을 선택해 소개하기도 하였습니다. 그중에 가장 감명깊었던 것은 "모든 일에 감사하십시오. 이것이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살아가는 여러분에게 바라시는 하느님의 뜻입니다."(1테살 5,18)라는 사도 바오로의 편지 말씀이었습니다. 지난 4년간 베풀어 주신 은총에 감사하고 앞으로 항상 감사하는 생활을 하겠다는 성숙한 신앙인의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다섯 복사의 간증과 그 어머니 다섯 자매님의 간증이 있은 후, 복사들은 보좌신부님께서 한 명씩 한 명씩 이름과 세례명을 부르는 대로 "예, 여기 있습니다"하는 대답과 함께 의자에서 내려와 제대앞에 섰습니다. 그리고 후배 복사들도 모두 자리에서 일어선 가운데 공동으로 복사기도문을 바쳤습니다. 이어서 복사들이 노래를 불렀습니다. 아주 품위있는 노래였습니다. 내용은 자세히 모르지만 하느님을 찬양하는 노래같았습니다. 나중에는 성가대에서도 함께 불러 힘을 보태주었습니다.
이 모든 예식을 지켜보면서 내 두 눈은 점점 뜨거워지더니 눈물이 흘렀습니다. 지난 4년간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몸이 성하거나 아프거나 제대를 지킨 저 어린 천사들의 모습을 보면서 참으로 대견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적은 결코 멀리 있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느님의 사랑과 은총이 함께 하는 곳에는 항상 믿음의 기적이 일어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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