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성체성혈 대축일 즈음하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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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현경 | 작성일2008-05-30 | 조회수1,161 | 추천수1 | 반대(0) 신고 |
안녕하세요, 요번 월요일(성체성혈 대축일 바로 다음 날) 에 저희 엄마가 겪으신 일인데 저도 엄마도 큰 은총이라 생각이 들어 적습니다.
서울에 있는 본당입니다. 그날 월요일이 저희 구역 성당 청소 담당 날이었는데, 반장단이 고 전날 주임신부님과 피정을 떠나는 바람에 반장 아주머니께서 정신이 없으셨는지 구역분들께 나와 봉사좀 하주십사 연락을 제대로 못하고 사라지셨답니다. 구역도 꽤 커요...
근데, 엄마가 아침에 달력을 보고 기억하시고는 주변에 전화를 해보니 다들 모르고 있고, 바로 갈 수 있는 사람도 얼마 안되어, '나도 오늘 바쁜데 어쩌나' 망설이시다 그냥 가셨답니다. 가보니 그 큰 xx 1-3 구역에서 나온 사람이 총 4명!
꽤 큰 성당인데, 넷이서 이걸 어찌다 치우나 하고는 중얼중얼. 청소를 시작하셨는데 엄마가 미사 시간도 아닌데 그렇게도 미사를 드리고 성체를 영하고 싶은 마음이 울컥해서 빗자루를 들고 "오소서 주 예수여 이마음에 오소서" 흥얼거리고 계셨는데 갑자기 저쪽에서 쓸고 있던 자매님 한분이 "어마나 이게 왠일이냐!" 하고 비명(?)을. 왜그러시우 가보니 글쎄 누가 주보안에 성체를 끼워놓고는 땅에 흘려 버리고 간게 있더랍니다. 이걸 버릴 수도 없고 어떻게 처리해, 하고 발견하신 분이 당황하시는 차에 엄마가 영해야 한다!는 느낌이 강렬, 재빨리 주워서 성호를 긋고 입에 털어놓으셨다는데... (주임 신부님 피정 지도로 가시고, 보좌신부님은 하루 휴가날로 자리비우심)
제 생각에는, 성체는 바로 예수님의 귀한 몸이라는 것 알지 못하는 분이 왔다가 그런 짓을 저질렀겠지 싶은데. 또, 누가 우리 주님 욕보이려고, 신자도 아닌 이가 와서 그런 몹쓸 짓을 했겠거니 분한 마음도 들었는데 이것도 잠시. 주보사이에 끼워져 아무도 모르게 버려진 성체가 그날 발견되고 -발견한 분 자신은 영할 생각은 않던 차에- , 그 순간에 성체 영하기를 간절히 원한 이-저희 엄마-에게 와서 결국 영해졌다 생각하니 가슴이 벅찹니다. 주님의 몸이라. 이런 감사할 데가..
그리고. 제가 엄마더러 본당 신부님께 말씀 드리는 것이 좋을 것 같다 했는데 어떻게 들 생각하시는지. 성체 분배시 너무 신자가 많아 그랬겠지 이해는 못 할 바 아니나, 주님의 살과 피를 받아마시는 너무나 엄숙하고 귀중한 순간에,받아 영하는지 아닌지 모를 만큼 그냥 성체를 휙휙 던져주는(?) 분배자들과 우리 신자 모두 이 부분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해보고 재교육이 필요하지 않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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