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극 과 극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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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최종하 | 작성일2008-09-11 | 조회수1,179 | 추천수1 | 반대(0) 신고 |
9월7일 주일,
이 날은 내 생애에 최고의 대우를 받은 날이었다.
내 딸 소화 데레사가 꾸르실료 교육을 이수한 날이다.
서울 여성 꾸르실료 제296차 교육을 이수한 내 딸 소화데레사가
강남 성모병원 선배 꾸르실리스타로부터 환영의 꽃다발을 받고
한껏 기쁨에 들떠 있는 날이다.
나도 어린 두 외손녀들과 내 아내와 더불어 환영파티에 참석하여
그들과 함께 기쁨을 만끽하였다.
절두산 성지 박물관을 외손녀들에게 설명과 함께 관람을 시키고
온 가족이 파티에 끼어들어 축하와 기쁨을 만끽 하였다.
강남성모병원에서 선배 꾸르실리스타 십여명이 지도 신부님과 함께 참석하였다.
신부님을 비롯하여 그들 모두와 일일이 인사를 나누고
나도 34년전 청주교구에서 꾸르실료교육을 이수한 사람이라고 소개하니,
대 선배로 대우해 주었다.
환영파티는 끝났 으나 우리의 흥분은 가시지 않았다.
깨끗한 식당을 정하여 우리 모두는 자리를 함께 하였다.
신부님께서 황송하게도 상좌 두 자리를 우리 내외를 위하여 양보하시고,
우리의 간곡한 권유에도 완강히 거부하셨다.
내 옆에는 강남성모병원 원장님이 자리하였다.
우리 내외 맞은 편에는 내 딸 소화데레사와 신부님,
그리고 둘러앉은 형제자매들은 모두가 가톨릭 대학교 교수님들이었다.
술잔이 제일먼저 내게로 왔다.
신부님 손수 술을 따라 주신다.
신부님의 온화한 인사며 우리 가족들 모두에게 베푸시는 친절은
너무나도 과분하여 눈물이라도 나올것 같은 감격, 그 자체였다.
원장선생님을 비롯한 교수님들 또한 극진한 대우로서 우리를 반겨주었다.
내 생애 최고의 대우를 받는 순간이었다.
딸의 꾸르실리스타 탄생의 기쁨도 기쁨이지만,
우리 가족 모두에게 베푸는 그들의 친절이 나의 마음을 황홀하리 만큼 들뜨게 하였다.
언제 또 뵐지 모르는 우리사이 이지만
하느님의 은총 안에서 따뜻한 형제적 작별을 고하였다.
9월 9일 화요일,
지난 금요일 본당신부님으로부터 성당에 나와 사무장을 도와
관리장을 뽑을 때까지만 도와달라는 신부님의 말씀을 들었다.
나는 나름대로 바쁜 사정을 이야기 하였으나
신부님의 거듭되는 청을 거절하기는 정말 어려웠다.
월요일은 본당에 문을 열지 않는 날이라 쉬고, 9월9일 화요일에 일찍 성당에 갔다.
사무장에게 내가 해야 할 일이란 무엇이냐고 물었다.
신부님으로부터 나와의 전화통화를 들은바 있는 그는
나에게 쓰레기를 치우고 로비를 비롯하여 주변청소를 하면 된다고 하였다.
나는 사무실과 로비의 쓰레기를 치우고 청소를 하였다.
신부님께서 오시더니 "그래 그거야 그렇게 하면 되는 거야" 하시며 웃으신다.
화장실을 청소하였다. 쓰레기를 모두고 변기를 닦았다.
변기 하나가 몹씨 더럽다.
누구인지는 몰라도 굉장히 급했나보다.
음식을 얼마나 걸터듬을 했길래 이처럼 설사가 나서 지저분할까! 말이 아니었다.
변기 뒷편은 물론 화장실 벽꺄지 온통 똥 투성이다.
변이 말라붙어 잘 지워지지않는다.
내 생전, 집에서도 쓰레기 봉투 한번 안 치우고 살아온 나에게
아내의 고충을 이해하라고 이런 일이 주어졌는가 보다.
말끔히 치워놓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날은 두곳의 입관예절을 해야 하는 날이었기 때문이다.
9월7일과 9월 9일은 천당과 지옥을 오르내린 날이었다.
그래도 나는 행복하다.
내 나이 67세이지만, 머리가 백발이지만,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이 있다는 것이 나에게 행복으로 다가온다.
하느님의 아들 예수그리스도가 악당 가운데 최고의 악당 취급을 받아
십자가형별을 받지 않았던가!
아마도 하느님께서는 나에게 그 가르침을 꼭 가르치실 필요가 있으셨나보다.
"그래, 그거야 기뻐도 기쁜체를 하지 말며, 슬퍼도 슬픈체를 하지 말라.
늘 겸손을 읺지 말고 주님께서 이르시는 대로 행하여라. "
오늘 두 집 장레를 치르고 이글을 쓰려니
9월 9일은 약력으로 내 생일이었다.
하느님 감사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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