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도를 아시나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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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현인숙 | 작성일2008-11-05 | 조회수1,634 | 추천수0 | 반대(0) 신고 |
몇년전 가끔씩 지하철 역에서 멀쑥한 젊은이들이 나를 따라와서 '도를 아시나요' 하고 물었을 때 처음엔 내가 성체조배를 좀 했더니 얼굴에 표시가 나나보다 하고 혼자 웃었던 기억이 있다.
그런데 주변에 도에 대해 관심이 있다는 사람들이 나를 보고 얼굴이 맑다고 마음을 닦았냐고 했을 때도 속으로 녹차를 좀 마셨더니 그러나보다 했었다. 그리고 가끔 화장품 바르기 싫을 때 얼굴에 바르기도 했었다.
요즘은 이런 도사들 뿐이 아니라 교회에 다니는 사람들 조차 뭔가 안다는 듯이 점괘를 들이대며 자기가 다아는듯이 주님에 대해 통찰력이 생긴듯이 말할 때 난 그냥 웃고 만다. 비웃음일지도 모른다.
우리가 사람들의 얼굴에서 여러가지 히스토리를 읽어내 열가지 중 하나만 맞춰도 듣는 사람들은 용하다고 부화뇌동하는데 이건 살다보면 통계적인기억이 저장되어서가 아닐까?
나역시 장난치고 싶을 때 전체적인 이미지에서 직업을 짐작해보기도 하고 얼굴색을 보고 건강에 대해 염려하는 말을 하기도 한다. 말을 많이 안하면서 대체로 60%는 맞출 수가 있다. 이건 상대가 나에게 보내는 사인을 탐색하다보면 얻어지는 정보이다.
그런데 천주교 신자들도 특히 젊은 학생들 조차 점쟁이를 찾아 애정, 학운, 성형, 취직문제들을 스스럼없이 늘어놓고 그걸 떠벌이는 걸 보면 마음이 답답하다. 아예 기대에 부풀어 있는 모습은 한심하기조차하다.
신자가 그런걸 믿는다는 자체도 문제가 있지만 점점 보편화되어가고 있는 사주팔자가 무슨 철학이라고 우겨대는 걸 보면 난 정말 그런 태도 마음에 안든다.
왜 그런 인간의 욕망을 철학이라는 형이상학적인 용어로 포장하여 형이하학적인 행동을 하고 있어도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여기고 있는지 종로통을 지나가다 생각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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