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부활을 노숙자분들과 함께
작성자이근호 쪽지 캡슐 작성일2009-04-13 조회수710 추천수1 반대(0) 신고
 
 이곳은 영등포 역사를 낀 적색지대이며 윤락에 종사하는 분들과 노숙하는 분들이 혼재하는 곳이다. 우리 "사랑의 집"도 이곳 한가운데 자리잡고 있으며 장정 10여명 정도 앉으면 꽉 찬 기분의 2층 쪽방이다. 이곳에서 봉사는 어르신 한분과 자매님 몇분이 수지침봉사를 7여년을 하고 있고, 월 말에 이발 봉사하는 부부 내외분과 또 한분이 계신다.저는 자매님과 같이 지난 해 7월부터 월 2회 주위의 분들을 초청하여 저녁 식사를 대접하고 있다.
 
저는 신부님의 말씀에 추위가 매서운 1월부터 노숙자분들에게 따끈한 차라도 봉사하자고 하셔서 망설이다 주님 앞에 올바른 태도가 아니라서 봉사하기로 하였다(지난 1월27일 신앙체험 나누기에 글 올림)
혼자서 봉사 한다는 것이- 그것도 마귀 소굴에서-  "죄가 많은 곳에 은혜가 많다"
 
영등포 역사 2층 대합실 통로는 유일 하게 개방되어 있어 추위를 피하고자 이곳으로 노숙자분들이 120~140명 정도 밤10시 이후부터 새벽 5시까지는 숙박(?)을 한다.(용산역이나 서울역 대합실은 그 시간에는 폐쇄된다고 함, 그리고 이곳이 제일 따뜻하다고 함)
 
일단 시작은 워밍업으로 주전자(10리터짜리)에 물을 끊여서 커피, 대추차를 준비하여 2층 대합실로 가서 돌아가면서 한잔씩 차를 대접하니 2시간이나 소요되었으나  추운데 고생한다며 고마워 하시는 모습을 보니 보람이 되었고 제가 세상에 태어나서 제일 보람있는 일을 하였고, 하느님 보시기에 얼마나 흡족해 하실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1회전으로 끝낼 것이 아니라 아에 이곳에 좌판을 깔기로 하고 부스터와 생수를 가지고 왔다.
그런데 문제는 좌판을 벌리니 술고주망텡이가 된 노숙자분들께서 와 진을 치시고 4~5시간 대면한다는 것이 여간 힘든 것이 아닙니다. 더욱이 힘든 것은 화장실을 갈 수 없다는 것이 제일 고통이었습니다. 왜냐하면 혼자서 자리를 지켜야하니 누구를 믿고 갈 수가 없는 것입니다. 혹시 불이라도 나면... 그러니 그 방책으로 저녁 8시 이후는 물을 먹지 않는 방법 밖에 없었습니다. 그 장면 생각해 보세요?
 
설날에는 호도과자와 커피, 쌍화차, 대추차로, 정월 대보름에는 땅콩과 커피 차, 매주마다 쵸코파이와 커피, 율무차, 쌍화차로, 이번 부활에는 달걀, 쵸코파이, 커피, 쌍화차, 율무차로 대접을 합니다. 매번 종이컾으로 250잔 정도 하느님 장사를 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제법 커피나 차를 건너면서 주님의 이름으로 건강하십시오 하고 부끄럽없이 인사하고 있다. 이것 저것 인생 상담도 하고 우선 적으로 강조하는 점은 지금 건강을 지키시라고 격려하고 있다. 좋은 날이 올 때 그때 건강이 나쁘면 속상하지 않느냐 하면서 말이다. 이곳에서 개신교의 마리아 믿음에 대해 많이 질문을 받는다. 그래서 가톨릭의 올바른 이해를 시켜준다. 이곳에서 그들을 위로만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과 밤을 같이 하니까 그분들의 진정한 이웃으로 인정해 주는 것이 제일 보람되고 약간의 선교도 하게 된다. 저의 진정한 바람은 제 손끝을 통하여 하느님 사랑의 불길이 그분들의 가슴에 솟아올라 희망의 삶을, 생명의 존엄성을 깨달을 수 있도록 성모님의 전구와 저의 간절한 기도를 드리고 주님의 도구이며 종인 것을 잊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저는 이곳에서 수 없이 지나가고 지나가실 예수님의 모습을 보려고 합니다. 그리고 그분들의 모습을 보면서 제안에서 올라오는 순간의 세속적인 잣대등... 아직도 다듬어지지 않은 저의 모습을!!!
저는 아직도 이곳에서 만난 이름도 모르지만 어느 형제의 눈물 맺힌 절규의 모습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친구란 언제나 사랑해주는 사람이고 형제란 어려울 때 도우려고 태어난 사람이다(잠언17,17)란 말씀을 절절히 생각나게 해주었습니다. 그 형제가 저보고 예수믿으라고 하지 마세요! 하면서 집안이 가톨릭 집안이고 맏형님과 20년차이인 46세의 장년의 사람. 그분은 쪽방에서 부터 노숙까지 생활을 하고 있으나 그 형제들은 잘 사는 집안 같은데...
믿음의 생활이 얼마나 어렵고 하느님 앞에 선다는 것이 얼마나 두려운 것인지를 새삼 느끼게됩니다.
아브람은 75세에, 모세는 80세에, 갈렙은 85세에 부름을 받았다지만 저도 육십의 중반을 넘어선 나이로 또 거동도 약간 불편하고 허리는 몹시 아픈 상황에도 이러한 좋은 하느님의 직장을 주셔서 감사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봉사하게 하시니 이것이 은총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주님이 허락하시는 시간까지 최선을 다하고 항상 바오로 사도의 "나는 훌륭히 싸웠고 달릴 길을 다 달렸으며 믿음을 지켰습니다(2티모4,7)를 저의 성구로 하고 있습니다.
안에 계시는 주님을 밖에서 찾지 마세요!!! 미사에 자주 참례하십시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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