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Re:사제는 믿는자의 삶을 훼손시키는 힘을 부여 받았는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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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혜경 | 작성일2009-06-17 | 조회수735 | 추천수3 | 반대(0) 신고 |
너무도 큰 십자가를 지셨네요. 가슴이 아픕니다. 십자가 중에서도 가장 힘든 십자가가 바로 교회 내부로부터 나오는 십자가인 것 같아요. 교회 밖에서 얻은 고통은 교회 안으로 가져와 사제나 형제들의 도움을 받기도 쉬우나 교회 안으로부터 나온 고통은 오히려 외면 당하기 쉬운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신앙을 버린 것도 아닌데 외부로 끌어내어 사건화하기도 힘든 노릇이지요. 하느님의 사랑과 위로가 가장 절실한 신자에게 교회가, 혹은 사제가 과연 이렇게 비겁하게 나와도 되는 것인지요? 짐작하건대는, 그 사건을 잘 알고있는 신자들도 결정적인 상황에서 용기있게 형제님 편에서 증언을 하고자 하지는 않을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평소에는 자랑스럽고 좋기만 하던 천주교회의 일체성이 이럴 때는 아주 부정적으로 작용하지요. 한 사제에게 찍히면 거의 모든 사제에게 찍히게 되어 어느 본당을 가던 기피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형제님이 하시기에 따라서는 형제님을 도와줄 신자나 사제, 혹은 교회 어른을 만날 수도 있지않을까 희망을 가져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철저하게 하느님의 방식으로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시간은 걸릴지 몰라도 가장 확실한 방법이니까요. 사실 수많은 위대한 성인들이 교회나 자신이 속한 수도 공동체 내애서 박해를 받았답니다. 참으로 이해하기 힘든 일이지요. 예수님의 사랑과 정의로 이루어져야 할 교회 공동체가 인간의 약점과 죄성을 그대로, 아니 오히려 위선적으로 감춘 채 영위되고 있다는 사실이.... 문득 2000년 대희년이 되던 해 교황 요한바오로 2세께서 역사와 인류 앞에 2000년 교회사 중의 어두웠던 시절들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사죄하며 용서를 구했던 일이 생각납니다. 마녀사냥으로 억울하게 죽어갔던 수많은 여인들, 십자군전쟁의 희생자들, 탄압받았던 과학자들, 교회의 침묵 내지 비호로 죽어간 유태인들 등 교회의 잘못된 판단과 정책으로 피해를 본 역사상의 수많은 사람들도 그 당시 얼마나 분하고 억울했을까요? 더구나 세속적인 권력까지 가지고 있던 교회였으니? 그런데 요한바오로2세께서 이와같은 역사적인 참회의식을 하고자 할때 교회 내 많은 어른들이 반대했다고 합니다. 다들 훌륭하시고 신앙도 좋은 어르신들이었을텐데도 교회조직을 하느님의 조직이라기 보다 인간적인 조직으로 더 생각하던 분들이었겠지요. 교황님의 그러한 행위가 교회의 위신을 실추시키고 경건한 신자들의 신심을 약화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던 것이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역사적인 회개와 화해의 모범을 보여주신 요한바오로2세는 정말 용기있고 신앙이 깨끗한 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이처럼 교회의 역사는 결코 깨끗하지도 완전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사의 고비마다 성령께서 함께 하시고 늘 새롭게 이끄시고 마지막 날에 구원하실 거라는 믿음이 바로 우리 가톨릭 신자들의 믿음이지요. 여기서 중요한 것은 바로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구절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모든 "고통에도 불구하고" 형제님께서는 결코 교회를 떠나거나 더 심하게는 하느님을 떠나고자 하는 유혹을 이기시고 주님 앞에서 끝내 승리하시기를 간절히 소망해 봅니다. 형제님, 용기를 잃지 마시고 기도와 행동을 통해 형제님께서 간절히 원하시는 것을 하느님께로부터 꼭 얻으시기 바랍니다. 기도 중에 지혜를 구하시고 본인이 이 투쟁을 통해 얻기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스스로에게 질문하시고 그 답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내가 바라는 것이 과연 사건에 책임있는 사제의 사과인지? 아니면 징계인지? 신자들의 동정과 이해인지? 금전적인 손해배상인지? 본인과 가족의 치유인지? 화해와 용서를 통한 해방인지? 정의의 실현인지? 이 모든 것들인지? ........그 소망이 하느님 앞에 합당한 것인지 기도 중에 깨달음을 얻으시고 확신이 서면 그것을 얻기 위해 해야 할 일들을 위해 다시 기도하시기 바랍니다. 하느님의 방법으로, 지혜롭고 온유하게, 그러나 강하고 인내롭게 집중적으로 기도하시기를 바랍니다. 하느님께서는 부르짖는 자의 기도를 반드시 들어주신다고 합니다. 특히 성경말씀을 인용하며 기도해보세요. 이인복 교수님의 저서인 " 성경으로 기도하는 치유를 위한 복음의 열쇠"(우진출판사)를 권해드립니다. 또 굉장히 어려우시겠지만, 혹 가능하시다면 그 신부님을 축복하는 기도를 해보실 수는 없으시겠는지요? 그 분이 형제님의 축복을 받을만 하지 않다면 그 축복이 형제님께로 되돌아온다고 예수님이 분명 말씀하셨습니다. 만일 그 분이 축복받을 만한 분이라면 그 분을 대적하는 것이 형제님께 전혀 이롭지 않겠지요. 또 다른 성경말씀에 "원수를 위해 기도하는 것은 그의 머리에 숯불을 쌓아올리는 일"이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기도를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의지"이지 감정이 아니라고 합니다. 우리는 감정과 상관 없이 "의지"를 작동시킬 수 있으며 미운 감정이 끊임없이 솟아오를 때 그 감정을 기도와 함께 하늘로 봉헌할 수 있다고 합니다. 반드시 크나큰 축복이 형제님께 내리시리라 믿습니다. 고통이 큰 곳에 은총도 큰 법이니까요. 그리고 이런 기도가 진실을 밝히고 정의를 실현하기 위한 행위와 결코 모순되지 않는다는 것, 다시 말해 그 신부님을 저주하거나 미워하지 않으면서도 하느님의 정의를 이루기 위한 노력은 계속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형제님 고통의 100분의 1도 안되는 고통으로도 힘겨워하는 제 주제에 감히 이러쿵저러쿵 아는 체 하며 떠든 것 같습니다. 죄송합니다. 아무쪼록 주님께서 형제님과 가족을 지켜주시고 더 큰 사랑으로 위로해주시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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