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유무상통 마을을 다녀오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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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최종하 | 작성일2009-10-11 | 조회수891 | 추천수7 | 반대(0) 신고 |
2009년 10월 11일, 오늘은 미리내 성지를 순례하는 날이다.
지역 식구 80명 교우들을 모시고 성당 앞에 모여섰다.
본당신부님께서는 8시 30분에 고백소에 들어가시어 성사를 주시어야 하겠기 때문에,
성지순례를 떠나는 우리들의 강복을 8시 20분에 신청한 상태다.
차질없이, 은총 많이 받고 오라는 신부님의 당부 말씀과 함께 강복을 받았다.
버스에 구별없이 승차케 하고, 9시 정각에 출발,
성 안드레아 김대건 신부님의 신학생으로 발탁되는 과정과
신부님의 옥중편지, 그리고, 신부님의 사형 과정과 시신 운구 과정을,
유홍열편저 천주교 한국 교회사에서 발췌하여, 일일이 타자하고, 프린트 한것을,
양쪽 차에 봉사자들과 함께 차중에서 낭독하며, 성지를 향해 달렸다.
우리 지역은 주택 지역인 관계로 교우들의 주 승차원은 노인 교우들이었다.
10시 20분 무사히 성지 도착,
성지 봉사자의 예외적인 배려로 경당 앞까지 당도하였다.
경당에서는 자원봉사자들께서 성지에 관한 중요 사항들을
성실히 안내하고 설명해 주었다.
"주님, 저 봉사자들에게 필요한 은총 많이 주소서."
103위 시성 기념 대성당, 11시 미사다.
도처에서 오신 순례객들로 빈 자리 없이 만원을 이루었다.
성지 신부님의 강론 중, 천국 가기에 꼭 필요한 향주삼덕이 있는가 하면,
필요 없는 한 가지 덕이 있는데 그것이 무엇인고 하니, 변덕이라 하신다.
'여러분들은 신앙 생활을 하는데 있어, 변덕 좀 부리지 않기를 바란다'는 말씀이시다.
점심을 하고, 유무상통 마을로, 예약된 방신부님의 말씀을 들으러 갔다.
방신부님께서는 노인 사목을 위한, 이 과정들을 설명해 주셨다.
"집 없고, 돌보는 이 없는 노인들은 생각지 않고 ,
사제들은 이 넓은 공간에서 편안히 사느냐?" 하시는
서울에서 온, 노인 교우의 말씀을 듣고 자극받아,
이 사업을 했노라 말씀하셨다.
교구장님과 선배신부님들의 꾸중도 들으시며
시작한 이 사업에,
보람도 느끼며 사신다는 말씀도 하셨다.
어제도 반월성 성당 기공식에서 만나 뵈온,
존경스러운 우리 신부님,
그러나 신부님께는 항상 엉뚱한 데가 있으셨다.
1976년, 신부님을 모시던 때의 일이다.
신부님께서는 예수성탄 새벽,
우리도 개신교에서 처럼,
교우가정들과 개신교 가정들까지도 일일이 방문하여,
새벽찬가를 노래하자 하시었다.
별난 신부님의 뜻을 따라, 사목회원들과 마을 교우들이 함께,
신부님을 따라 우리천주교 신자 가정뿐 아니라,
개신교 신자 가정까지도,
성탄날 새벽 온 동리를 두루다니며, 새벽 찬가를 노래하였다.
어색하고 쑥스럽기는 하였지만, 우리 교우들 가정들 뿐 아니라
개신교 가정들 까지도, 반응은 매우 좋았다.
한번은 유일한 개신교 장로님 댁에,
모시고 살던 장모님께서 돌아가셨다.
신부님께서는 '우리가 조문을 하러가자' 하시었다.
우리들은 연도 책을 각자 가지고, 신부님을 따라 나섰다.
상가에는 주변 개신교회 목사님, 전도사님들이 한 방 가득 계셨다.
신부님께서 들어가시며, 우리가 연도하러 왔습니다. 하시니,
상주인 장로님은 '어서 오십시오' 한다.
목사님들께 '우리와 함께 연도 하시겠습까?' 하시니,
그들 모두는 승락하였다.
회장 한사람에 그들 한사람씩, 연도 책을 공유하며 연도를 하였다.
우리는 그들과 함께 편안한 관계를 가지며 대화를 하고 돌아왔다.
그 장로님 가족들은 항상 우리를 보면,
방신부님께서는 '살아계신 예수님이시다' 하였다.
방신부님께서 파푸아 뉴기니아에 파견 가셨을 때,
그분은 우리 교우들도 힘들게 생각하는 선교 후원금을,
몇 차례 씩 보낸적도 있다.고 말하며,
우리를 대할적 마다
그분은 '살아계신 예수님이시다' 라고 극찬 하였다.
그들 내외는 우리를 만날 적마다 장례 때 연도하여 준 것을 항상 고맙다 말했다.
본당에서 봉사랍시고 일한 후,
집으로 돌아오면, 여지없이 자가용인 오토바이를 타시고
3키로미터나 떨어진 우리집까지 쫓아오시어 꼭 데리고 가시고,
저녁을 먹이고 데려다까지 주시던 신부님이셨다.
정이 많으신 우리신부님, 부디 영육간에 건강하시고,
하시고자 하는 모든 사업이, 하느님의 뜻 안에서 잘 이루어지기를 빕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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