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꼴찌가 첫째된 사연
작성자이봉순 쪽지 캡슐 작성일2010-05-10 조회수1,978 추천수5 반대(0) 신고

 

 친구의 딸과 사위인 신혼부부가 이혼직전에 놓여 있었습니다.

부부는 물론 양가가 서로 잘못이 없다고 팽팽히 맞섰습니다.

상대방을 조금만 이해하려 했다면 먼저 기도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기도를 소홀이 하던 사람들은

극심한 고통에 직면하게 되더라도 선뜻 기도가 나오지 않습니다.

그런데 뜻밖에도 주일학교 교사였던 친구 딸이 먼저 기도하게 된 것입니다.

 

 그 순간 아이들을 가르치던 성서 말씀들이 뇌리에서 살아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영화필름처럼 돌아가던 주님의 수난, 예수님이 골고타 언덕에서 세 번씩이나

넘어지시는 장면을 떠올리며 그분의 사랑을 절실히 깨닫게 된 것입니다.

기도도중 그녀는 굳게 결심을 합니다. 우리를 위해 십자가에 못박혀 돌아가신

예수님처럼 자신도 가족을 위해 죽기로 한 것입니다.

 

 그녀는 먼저 시부모님께 용서를 빌었습니다.

그리고 시어머니께 남편과의 화해를 도와주시라고 청했습니다.

이후 부부는 물론 양가 어른들의 화해까지 이루어져

주님이 주시는 평화를 받을 가정으로 자리매김하게 된 것입니다.

 

 신앙에는 나이의 순서가 없다는 것을

신심 깊은 젊은이들을 대할 때마다 깨닫게 됩니다.

첫째가 꼴찌 되고, 꼴찌가 첫째가 된다는

주님의 말씀을 행동으로 보여준 갸륵한 그녀입니다.

부모보다 훨씬 더 훌륭한 신앙의 모범을 보여 준 그녀입니다.

 

 " 보라, 지금은 꼴찌지만 첫째가 되는 이들이 있고,

지금은 첫째지만 꼴찌가 되는 이들이 있을 것이다." (루가 13, 30)

 

 저 역시 자식들을 통해 심한 부끄러움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자기 소원을 들어 주지 않으면 불교로 개종한다고,

성모상 앞에 쪽지를 써놓고, 예수님, 성모님을 자주 협박하던 소녀가

어느 새 삼십 대 중반을  넘어 나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 그 사람은 그럴 만한 사정이 있을 거예요."

" 내가 선택한 일, 사람은 내가 책임져요."

" 조급하게 생각하지 마세요. 특히 어떤 일을 결정할 때는요."

" 좀 더 단순해지세요."

" 혼자 여행은 안돼요. 세실리아 아줌마랑 같이 가세요."

 

 끝도 없이 이어지는 머리 큰 자식들의 쓴 소리는

자신들이 어렸을 때 엄마인 내가 들려주던 잔소리와 같습니다.

이렇듯 세상살이에서도 첫째가 꼴찌 되고

꼴찌가 첫째 된다는 말씀이 적용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자식들에게 사랑을 몸소 삶으로 가르친 부모들은

살아서는 물론, 죽어서도 그들 가슴에 첫째로 남아 있을 것입니다.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