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성모님의 향기 | |||
---|---|---|---|---|
작성자신동효 | 작성일1998-10-20 | 조회수7,736 | 추천수5 | 반대(0) 신고 |
+. 찬미예수님.
제가 아는 자매 한 사람은 지금 대학 4학년입니다. 그 사람의 개종기를 알려드리겠습니다. 이 자매는 지난 93년, 가족과 학교를 팽개치고, 부모님께서 마련해 주신 등록금 마저 승리제단에 바치고는 1년 정도 그 곳에 살다가 가까스로 빠져 나오게 되었습니다. 빠져 나온 동기는 자신을 그 곳에 인도해 준 언니라는 사람과의 갈등 때문이었습니다. 그 곳에서 빠져나온 며칠 후, 성탄절 특선영화 '벤허'를 보고는 큰 감동을 받아 교회에 다니는 친구에게 그 이야기를 하고는 교회에 나가기 시작하였습니다. 약 3년을 열심히 교회에 나갔고, 선교회를 통한 성경공부와 수련회 참가 등 상당히 열성적으로 교회에 다녔습니다. 그러던 작년 연말의 일이었습니다. 같은 과 학생들이 꽃동네 봉사활동을 출발한 며칠 후인 12월 31일, 봉사활동 간 학생들을 데려 오려고 가는 길이었습니다. 이 자매가 느닷없이 나타나 함께 가 보자고 하더군요. 그 날은 마침 꽃동네에서 송년 기도와 감사미사가 있는 날이고 이튿날은 신년 미사가 있는 날이었습니다. 그 날 밤 10시 경, 춥기도 하고 자신은 개신교 신자라서 가지 않겠다는, 천사의 집에서 아이들을 돌보던 이 자매를 꼬드겨 '은혜의 성모'상 앞으로 갔습니다. 그리고 오웅진 신부님을 비롯한 꽃동네 신부님, 수사 수녀님, 봉사자들이 함께 모여 눈이 무릎까지 빠지는 성모상 앞에서 무릎을 꿇고 송년 감사 묵주기도를 바쳤습니다. 꽁꽁 언 눈밭에 매서운 바람이 불어 자동차에 비치한 판쵸우의까지 몸에 둘둘 말아 묵주기도를 드리는데, 갑자기 어디선가 강하면서도 따듯한 장미향기가 휙 지나감을 느꼈습니다. 순간 누군가가 향수를 뿌리지 않았는가 하여 주위를 둘러보았습니다만, 제 주위에는 시커먼(?) 수사님들만 있었습니다. 다시 마음을 가다듬고 묵주기도를 드리는데, 또 한번 그 장미향이 제 주위를 감돌고 지나가더군요. 기도가 끝나고 일어서는데, 함께 갔던 이 자매가 웬 장미향이 두 번이나 났는데 누가 향수를 뿌렸느냐고 묻더군요. 주위 사람들에게 물었지만 아무도 장미향을 맡은 사람이 없었습니다. 그 때야 비로소 언젠가 친구에게서 들었던 이야기가 생각났습니다. 장미향은 틀림없이 성모님께서 묵주기도에 응답하신 거라고 말입니다. 그 학생은 1주일간의 봉사활동을 마치고 내려오자 이내 예비자 교리반에 등록하여 또한번 놀랐습니다. 한동안 개신교의 습성이 다 벗어지지 않아 성모님 공경을 잘 이해하지 못했고 다니던 교회의 목사님과 친구들이 생각나 영세의 기회를 한번 걸렀지만, 학생들과 계속되는 기도모임에 함께하여 묵주기도를 자주 하였고, 지금은 자연스레 성모상도 모셔두고, 묵주기도도 미사도 거의 매일 하고 있습니다. 또한 예전에 자주 가슴이 답답하고 아픈 원인모를 지병이 있었는데, 한번 아파 드러누으면 며칠을 꼼짝도 못하던 증세가 날이 갈수록 좋아져서 지금은 거의 아픔을 잊고 지내고 있습니다. 본인은 성모님께서 치유해 주시는 덕분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제법 주위의 개신교 신자들에게 성모님에 대해 잘못 알고 있는 것들을 바로 잡아주기도 하는 무서운(?) 예비자가 되었습니다. 더구나 금년 성탄에는 꼭 영세해야 한다고 본당 신부님을 반쯤 협박하기도 합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