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누구였을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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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지숙 | 작성일2006-09-28 | 조회수4,562 | 추천수2 | 반대(0) 신고 |
몇년 전 딱 이맘때! 10월이 가까워 오자 '이번엔 정말 사심없는 기도를 드려보자'란 생각으로 한달동안 시간날때마다 묵주기도를 드리기로 작정을 했다. 그동안 나와 가족을 위해서 9일 기도를 여러차례 드리긴 했지만 누군가, 알지 못하는 어떤이를 위해서 기도를 해본적은 없었으므로.
묵주기도를 시작한지 일주일가량 지났을까! 출근시간이였다. 전철로 한시간가량 되는 거리였기에 묵주기도를 시작했다. 그런데 이른 아침이기도 했고, 피곤하기도 했던지 나는 기도중에 졸려서 자꾸만 손을 떨어 뜨렸다. 다시 추스리고 기도문을 외우고... 그러다 또 졸았나보다 (나도 모르게) .. 누군가 내 옆에서 묵주기도를 하고 있었다. 귓전 가까이.. 내 귀에 대고 하는 것처럼..
은총이 가득하신 마리아님 기뻐하소서 ! 주님께서 함께 계시니 여인중에 복되시며 태중에 아들.... .또 . . .
기도문을 외우는 이의 목소리는 여자음성으로 너무나 부드러웠고 내가 그동안 듣지 못했던 사랑 가득한 음성으로 나를 대신하여 기도를 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내가 순간 깜짝 놀라서 눈을 뜨려는 순간 목소리는 점점 작아지면서 사라져 더이상 들리지 않았다. 눈을 뜨고 주위를 둘러 보니 기도하는 사람은 있지도 않았다. 고개를 떨구고 졸고 있는 아저씨와 서서 신문을 보는 사람, 그냥 멍하니 앉아있는 사람 등. 분명히 내 귓전에서 너무나 부드럽고 또렷한 목소리로 기도문을 외우고 있었는데 말이다 . 누군가가........ 마치 꿈을 꾼 듯했다. 그런데 들려온 목소리는 꿈이 아닌 듯 했다. 그 목소리에 깜짝 놀라서 깨었으므로. 어쨌든 한달동안 틈틈히 기도를 드렸고 마쳤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 목소리에 힘입어 .....그 황홀한 목소리를 다시 듣고 싶어서.....
또 시월이 다가온다. 그동안 너무나 게을렀다. 그리고 나태했었다. 일상에 쫓겨 거의 방치하다시피한 묵주를 다시 꺼내 들었다. 시월 내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조용한 숨결로 내 마음을 모으고 싶다. 기도가 필요한 사람을 위해 ....아주 조금이라도 힘이 되어 전해질 수 있기를...... 바라면서...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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