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이제 그 희망에 접속된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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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정은정 | 작성일1998-10-08 | 조회수5,213 | 추천수3 | 반대(0) 신고 |
이제 그 희망에 접속된다.
취미랄 것 까지는 없지만 저는 상당히 영화를 즐기는 편입니 다. 그래서 사람들과 이야기 할 때도 영화를 예를 들어 이야기를 많이 하는 편이죠. 옛날 영화를 다시 보는 것도 좋아 하는데 오 늘은 작년에 개봉되어 많은 인기를 끌었던 영화 한 편 이야기 하 려 합니다. '접속'이라는 영화를 보셨는지 모르겠군요. '만날 사람은 언젠가 반드시 만나게 된데요.' 라고 말하는 여주 인공의 대사가 오늘 복음 말씀과 맞닿아 있다는 생각을 해 보았 습니다. 여러분은 희망없는 기다림을 해 본적이 있으신지요. 저는 희망없이 맥빠진 체로 기다려 본 적이 많습니다. 그것은 사람뿐 만 아니라 세월에 대해서도 그리고 일상 생활에서도 마찬가지 였 습니다. '그 사람 아마 오늘 안 올거야.' 라는 생각으로 기다리면 그 사 람은 오지 않았습니다. 1년에 한 번 다가오는 생일 마저도 '올해 도 그저 그렇게 넘어 가겠지. 뭐.' 하는 생각을 갖게 되면 역시 그 해의 생일은 미역국 한 그릇 못 먹고 넘기는 때가 많았습니 다. 하다못해 늦은 점심을 먹을 때 식당을 찾으며 '저 식당은 맛 없을 것 같아. 할 수 없지. 요기나 하면 되는 거지. 별 수 있어?' 라고 하면 반드시 그 식당의 음식은 맛이 없습니다.
오늘의 복음은 그리스도인이 아니어도 많이 알고 있을 것입니 다. 구하여라, 받을 것이다. 찾아라, 얻을 것이다. 문을 두드려라, 열릴 것이다. 누구든지 구하면 받고 찾으면 얻고 문을 두드리 면 열릴 것이다......
요즘 만큼 이 말이 절실히 느껴 질 때가 없습니다. 길마다 넘 쳐나는 노숙자의 지친 낮잠, 40대 가장의 자살, 10대의 가출, 결 식 어린이...... 그 사람들에게 이 말이 혹 사치가 되지 않을까 싶 었는데 오늘 복음을 묵상하면서 다시 깨닫습니다. 하느님 나라와 접속을 하려면 희망의 안테나를 곧추 세우고 멈 추지 말아야 한다는 것. 들어 주지 않을 것 같으면 무너져라 소 리라도 질러야 한다는 것. 기다림이 아름다운 세월은 이미 지나 갔다는 것. 찾아 나서서 두드려야 한다는 것. 스스로 희망이 되어 나서야 한다는 것. 언젠가 만날 사람은 만나게 되듯이, 이미 저는 주님과 만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다만 저의 완전하지 못한 희망 안테나가 그 분과의 접속을 방해하고 있을 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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