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기회를 주세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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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정은정 | 작성일1998-10-24 | 조회수7,002 | 추천수3 | 반대(0) 신고 |
기회를 주세요.
액션이나 갱영화를 보면, 조직의 배신자를 처단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그러면 그 배신자(?)는 "형님, 한 번만 기회를 주십쇼." 보통 이런 대사로 이어지죠. 그 배신자(?)가 비중있는 연기자라면 기회가 주어지고 아니면 바로 총성과 함께 사라지곤 하죠. 오늘 복음에서 주님은 우리에게 회개하지 않으면 멸망한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이어서 열매 맺지 못 하는 무화과 나무의 비유를 들어서 회개를 말씀하십니다. 열매 맺지 못 하는 무화과 나무를 처단해 버리라는 그 단호함에 포도원 지기는 올 한해 잘 가꿔보고 나서도 열매를 맺지 못 한다면 그때가서 베어 버리자고 말합니다. 그리고 문맥상 살펴보면 그 제안을 받아 들이죠. 오늘 복음을 묵상하니 '사형제도'가 떠오릅니다. 하느님은 인간의 모든 죄를 용서하신다고 하지만 사람의 상식으로 전혀 용서할 수 없는 죄가 있습니다. 그래서 사형제도가 아직까지 남아 있을 겁니다. 저는 오늘 이 묵상글에서 사형제도의 찬반논쟁을 펼치려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주님께서 요구하시는 회개란 어떤 것인지 사형제도를 통해 생각해 봅니다. 그동안 무화과 나무를 내팽개쳤던 포도원 지기에게 거름을 주어서 열매맺도록(새 생명을 가지도록) 기회를 줍니다. 회개를 할 수 있게 한다면 그것은 동시에 '기회'를 준다는 뜻일 겁니다. 사형제도가 주님이 진정으로 원하는 회개의 방법인지를 고민해 봅니다. 회개란 죄인에게 새 생명의 기회를 준다는 뜻, 그 뜻이 아닐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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