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나무 바라다 보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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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신영미 | 작성일1998-12-25 | 조회수6,176 | 추천수10 | 반대(0) 신고 |
우리 성당엔 조그만 마당이 있고 그 주변에 몇 그루에 나무가 심어져 있다. 그 나무들은 성당으로 가는 길목에 가지를 뻗치고 있는데 솔직히 내가 이 동네에서 눈으로 누릴 수 있는 가장 큰 자연 경관이다. 창으로 보이는 이름을 모를 나무들과 성당 가는 길목의 나무들 그 나무들을 통해 계절에 변화를 느끼고 생명의 빛깔을 느낀다. 봄에는 그렇게 옅었던 나무 잎들이 여름엔 짙어질 수 있는 한 짙어지고 가을엔 같은 잎은 단 하나도 없을 것 같이 정도의 차이를 보이면서 단풍이 들어 겨울엔 앙상한 가지들만 남는다. 그 나무 본체를 만져 본적도 없고 그 나무에게 말을 걸어 본 적도 없지만 성당으로 갈 때면 그 나뭇가지들을 바라다 보는 것을 잊지 않는다. 내게 낙엽 밟는 기분을 가을엔 주고 봄에는 목련이 피어 어깨라도 목련잎이 떨어지면 아주 색 다른 기분! 저 나무들 만큼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 하고 살았는가 묵상해 본다. 돌보는 이의 손길에 응답해 주며 살았는가 묵상해 본다. 내 빛깔을 내고 내 열매를 맺으며 살았는가 묵상하게 된다. 무엇보다 내가 그 나무로 느끼는 작은 기쁨을 다른 이에게 주면서 살아왔는가 하고 기쁨은 관두더라도 짜증은 주면서 살지 않았는가 하고 한정된 자연경험 중에 나무를 바라다보는 것은 늘 묵상의 재료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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