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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성지주일]전주주보-신원철신부님
작성자굿뉴스 쪽지 캡슐 작성일1999-03-24 조회수4,049 추천수1 반대(0)

[전주주보 숲정이에서 옮겼습니다]

 

신앙의 힘

 

신원철 신부/고산성당

 

신앙은 힘입니다. 기쁜 일은 더욱 기쁘게 해주고 고통스러운 일은 아주 작게 만들어 주는 힘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수고하고 짐 진 사람은 다 내게 오너라. 내가 편히 쉬게 하리라. 내 짐은 가볍고, 내 멍에는 편하다.”라고 말씀하셨나 봅니다. 신앙이 ‘힘’이라는 것을 처음으로 가르쳐 주신 분은 부모님이십니다. 아주 어렸을 때부터 어떻게 저렇게 살아가실 수가 있을까? 저런 힘이 도대체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라는 의문을 끊임없이 품게 만들었던 어머님의 삶, 무척이나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우리 7남매를 훌륭하게 키워주신 어머님의 삶은 신앙의 힘이 어떤 것인지를 잘 보여줍니다. 이제야 하느님이 어떤 분이신지, 신앙이 어떤 것인지를 조금은 알 것 같다고 수줍게 고백하시는 아버님의 변화된 삶은 신앙이 엄청난 힘이라는 사실을 확인시켜줍니다. “신부님 우리 큰아들 놈은 하늘나라로 유학 갔습니다. 그런데 그 놈이 참 효자예요. 그 놈의 빽이 아니었다면 저처럼 부족한 사람이 어떻게 고산 성당의 사목 회장이 될 수 있었겠습니까? 저는 그 놈이 하느님 곁에 있다고 확신해요. 먼저 간 아들놈이 좋은 곳에 있다는 확신이 얼마나 큰 위로가 되고 힘이 되는지 신부님은 잘 모르실 거예요.” 라고 말씀하시는 사목회장님도 분명 신앙의 힘으로 살아가시는 분이십니다. “나 비록 가진 것은 없지만, 나 다른 사람이 보지 못한 하느님의 사랑을 보았고, 나 다른 사람이 느껴보지 못한 하느님의 사랑을 느꼈네. 공평하신 하느님이…”라는 시를 어머니의 도움으로 힘겹게 읽어가던 젊은 자매님, 온 몸이 틀어져서 단 한 순간도 어머니의 도움 없이는 살아갈 수 없고 말도 제대로 못하던, 그래서 보는 이들의 눈시울을 붉게 만들었던 자매님의 하느님은 공평하다는, 나는 하느님의 사랑을 충분히 받았다는 신앙고백 또한 신앙의 힘으로 살아가는 사랑의 삶이 얼마나 아름답고 힘이 있는지를 느끼게 해줍니다.

오늘 수난복음에 나오는 예수님의 일생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예수님의 삶은 인간적인 눈으로 보면 철저하게 실패한 인생, 수난의 일생입니다. 그러나 신앙의 눈으로 보면 예수님처럼 행복한 분이 없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이 세상에서 가장 큰 고통을 당하시고 죽으셨지만 이 세상 사람중에 예수님처럼 영광스럽게 되신 분이 없기 때문입니다. 2000년 동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예수님을 위해서 목숨을 바쳤습니까? 지금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예수님의 가르침을 따르려 노력하고 목숨까지도 바치고 있습니까?

그래서 사도 바오로는 확신에 찬 어조로 분명하게 말합니다.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고통은 장차 우리가 누릴 영광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라고.

사랑하고 존경하는 형제, 자매 여러분! 예수님께서 그러셨던 것처럼 우리도 매일의 십자가를 ‘기쁨은 더욱 크게 해 주고 고통은  아주 작게 만들어주는 신앙의 힘’으로 기꺼이 지고갑시다. 그래서 아버지께서 우리를 위해 마련해 주신 영원한 행복의 나라에서 다시 만납시다. 나만이 아니라 아버지께서 우리에게 맡겨주신 소중한 가족들과 친척, 이웃들과 손에 손잡고 그 나라에 들어갑시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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