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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PBC]5월31일 독서 복음묵상
작성자조한구 쪽지 캡슐 작성일1999-05-28 조회수3,534 추천수2 반대(0) 신고
기쁜소식 밝은세상

[PBC기쁜소식 밝은세상]

99년 5월 31일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방문 축일

1. 독서묵상

오늘 독서인 스바니아 예언서의 노래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느님께 불러드린 찬미의 노래입니다. 우리가 미사 때 대영광송을 부르는 것처럼 이스라엘 사람들이 부르던 찬미가죠.

이스라엘의 역사는 언제나 강대국의 위협 속에서 가슴 졸이며 지내온 날들이었습니다.

이스라엘의 왕들 중에는 강대국들의 침략 속에서도 하느님께 의지하고 백성들을 정의롭게 다스린 왕들이 많았죠. 하지만 이웃나라의 여인과 결혼하고 이방신을 섬기면서 하느님을 멀리한 왕들도 많았습니다. 그럴 때마다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는 예언자가 나타나 이스라엘을 꾸짖습니다. 그런 꾸짐음을 듣지 않을 때 그 벌로 이스라엘은 다른 나라에게 침략당하고 맙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의 신앙이 자신들의 멸망을 그렇게 해석한 것이지요.

하지만 이렇게 하느님의 심판을 전하는 스바니야 예언자도 마지막에는 하느님께 찬미의 노래를 부르면서 예언을 마치고 있는데요. 야훼 하느님께서 원수들을 붸아 내셨으니 마음껏 기뻐하며 축제를 베풀자고 합니다. 그리고 우리를 구해내신 하느님께서 언제나 우리 안에 계시니 두려워 말고 기운을 내라는 찬미의 노래입니다.

이스라엘은 이 찬미의 노래를 전쟁 중에도 불렀고 포로가 되어 유배 생활을 할 때에도 불렀습니다. 평화롭고 풍요롭던 시기에만 찬미의 노래를 부른 것 아니었죠. 아마 평화로운 시기보다도 쓰라린 고통 가운 데 있을 때, 하느님의 말씀을 어기고 살아가던 자신들의 잘못을 반성하면서 찬미의 노래를 더 많이 부르지 않았을까 상상되는데요.

하느님이 언제나 우리와 함께 계신다는 믿음, 우리의 원수를 붸아 주시고 우리를 새로운 땅으로 인도 해주실거라는 믿음은 고통 속에서 더욱 절실했을 테니까요.

2. 복음 묵상

오늘 우리는 복음서에서 아름다운 노래를 한편 듣게 됩니다. 마리아의 노래는 에집트 노예살이시절부터 수천년동안 이스라엘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오던 민요였습니다. 수천년 동안 가난하고 억눌린 사람들이 자신들의 마음을 담아 부르던 노래가 초대교회 안에서도 계속 불려졌습니다. 가난하고 억눌린 사람들,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으로는 못나고 별볼일 없는 사람들이지만 하느님께 대한 신앙심만은 깊었던 사람들의 노래입니다.

가난하고 별볼일 없는 사람들은 사회에서 가장 힘든 일을 하면서도 언제나 가장 천대받습니다. 하지만 신앙심 깊은 이들은 자신은 별볼일 없는 사람이지만 자신들이 하는 일은 위대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그 모든 일은 하느님의 능력과 자신의 협력을 통해 이루어 진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입니다. 마리아의 노래, 막니피캇은 이렇게 별볼일 없는 여종을 택하셔서 큰 일을 이루시는 하느님을 찬양하면서 시작합니다.

마리아처럼 자신은 보잘 것 없으나 자신을 통해 하느님이 이룩하신 일은 위대하다는 사실을 인정하는건 쉬운 일이 아닙니다. 보통 우리들은 좋은 일을 하게 되면 우리 자신이 훌륭한 줄로 생각합니다. 공적인 일이나 사회적으로 칭찬받을 만한 일을 하면 그일을 하는 내 자신이 높아지는 것같습니다. 반대로 우리 사회 곳곳에서 정말 힘드는 일을 하시는 청소부, 일용 노동자들, 공장 노동자들도 자신이 하는 일을 못배우고 하는 수 없이 하는 일로 생각하기 쉽습니다.

청소일이나 빨래 설거지같은 집안일을 하는 주부들도 자신의 노동이 가족을 살리는 중요한 일임에도 불구하도 큰 의미를 찾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직업이 주부라고 당당하게 말하기가 꺼려지고 왠지 집안에서 아무 일도 안하고 노는 것 같은 느낌을 가질 때가 많습니다. 그리고 직업여성들 앞에서는 공연히 주눅이 들기도 한다고 하시는데요.

하지만 오늘 마리아의 노래는 신앙인의 자세를 바르게 전해줍니다. 마리아는 자신은 비천한 여종이라는 사실, 보잘 것 없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인정합니다. 하지만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은 하느님께서 함께 하시기 때문에 위대한 일이라는 걸 알고 있습니다. 하느님의 거룩함과 위대함이 바로 보잘 것 없는 사람들의 하찮은 일 속에서 드러난다는 사실을 기뻐하며 감사하고 있습니다.

3. 오늘도 함께 하소서

은총이 가득하신 마리아여

모든 여자들 중에 가장 복되시며 태중의 아들 또한 복되십니다.

주님께서 약속하신 말씀이 꼭 이루어지리라 믿으셨으니 정녕 복되십니다.

예수님

이 땅의 모든 어머니들을 축복하시고

하느님께서 성령으로 점지해 주신 아이들을

훌륭한 하느님의 자녀로 키울 수 있는 지혜와 용기와 믿음을 주십시오.

어머니들이 자녀를 키우기 위해 행하는 모든 숨은 일들

하찮게 느껴지는 집안 일들 속에서 당신의 위대한 역사를 볼 수 있는

믿음의 눈을 주십시오.

주님은 거룩하신 분

이 땅의 어머니들 안에서 위대한 일을 이루고 계십니다.

우리는 모두 당신 앞에서 보잘 것 없는 사람들이지만

우리가 아침부터 밤까지 하는 모든 일은 위대하다는 것을 인정하게 해주십시오.

그 모든 일은 하느님의 능력과 우리 자신의 협력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 안에서 위대한 일을 하셨고 지금도 하고 계십니다.

거룩하신 주님께서 함께 하시니

내 구세주 하느님을 생각하는 기쁨에 이 마음이 설레입니다.

주님께서 우리들의 비천한 처지를 돌보시고

가난하고 억눌리고 하찮게 취급받던 모든 이들을 들어 올려 주십시오.

그들의 역사 안에서 당신의 거룩함이 드러나게 해 주십시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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