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말씀을 들을 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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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선환 | 작성일1999-07-20 | 조회수2,956 | 추천수5 | 반대(0) 신고 |
연중 제16주간 수요일 <말씀을 들을 귀> 출애 16,1-5.9-15; 마태 13,1-9
오늘 주님의 말씀을 듣는 사람들이 서 있는 호숫가를 상상해 보면 잔잔한 파도
가 밀려오는 평화로운 곳이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집에서 나오자마
자 사람들이 몰려들었다는 것은 그들이 주님을 만나기 위해서 기다리고 있었다는
것을 말해 줍니다. 몰려든 사람들에 둘러 싸여서 호숫가로 발길을 옮기신 예수님
은 배를 띄워 놓고 앉아서 호숫가에 있던 사람들에게 가르치십니다.
오늘의 말씀은 씨 뿌리는 사람의 비유입니다. 아무리 좋은 씨앗일지라도 받아
들이고자 하지 않거나, 받아들일 만한 자질이 갖춰지지 않는다면 싹도 틔우기 전
에 쓸모 없는 것으로 전락해 버릴 수 있다는 경고의 말씀입니다. 그러나 준비되
고, 받아들이고자 하는 사람은 예외 없이 주님 추수밭의 좋은 수확물이 될 수 있
음을 들려주는 희망의 말씀이기도 합니다.
사람들에게 들려지는 주님의 말씀은 흡사 산탄총과도 같습니다. 산탄총은 사냥
할 때 사용하는 총인데, 총알이 일반총과는 전혀 다릅니다. 일반총은 총알을 넣
고 발사하면 목표물에 도달할 때까지 한 알이 그대로 진행하게 되지만, 산탄총은
발사된 총알이 일정 거리를 날아가고 나면 수백 개의 파편으로 산산이 부서져서
목표물을 맞출 확률을 높일 수 있도록 고안된 총을 말합니다. 사냥하는 사람은
뛰어난 총솜씨가 없더라도 대충의 조준만으로도 사냥감을 잡을 수가 있다는 말이
됩니다. 그러나 산탄총은 하나의 표적을 얻기 위해 너무 많은 것을 낭비한다고도
말할 수 있습니다. 결국 목표를 맞추는 것은 수백 개 중의 몇 개에 불과할거니까
요.
주님의 말씀이 산탄총과 같은 원리를 갖는다는 것은 이와 같은 낭비에도 불구
하고 지속적으로 당신의 말씀을 우리들에게 들려준다는데 있습니다. 마치 태양이
온 땅을 예외 없이 비추듯, 주님의 은총과 주님의 말씀은 늘 모든 사람들에게 개
방된 말씀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그 말씀을 받아들이는 것은 자신의 말씀의 밭을
얼마나 잘 일구어 놓았는가에 달려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고,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오늘 복음의 마지막에서 '들을 귀가 있는 사람은 알아들어라' 라고 하신
주님 말씀의 의미를 깨달을 수 있습니다.
늘 주어지는 말씀 속에서 그것이 내게 주는 의미를 알아차리기 위한 노력이 우
리들에게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아멘.
선환 생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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