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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연중20주]무지개-최인호님
작성자최성우 세자요한 신부 쪽지 캡슐 작성일1999-08-11 조회수2,822 추천수1 반대(0) 신고

[서울주보 연중 20주] 무 지 개

최인호 베드로

 

  워즈워스(Wordsworth, 1770 -1850)는 영국의 잉글랜드 지방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는 8세 때 어머니를, 13세 때 아버지를 여의고 외삼촌의 보호 아래 성장했습니다. 그는 프랑스혁명에서 깊은 감명을 받았고, 다섯 살 연상의 여인을 만나 딸을 낳기도 하며 방황하는 청년시절을 보냈습니다. 28세 무렵 시인 콜리지와 [서정민요집]을 출간한 그는 ’낭만주의의 문학선언’이라고 부를 수 있는 유명한 서문에서 ’시골사람들의 감정만이 진실한 것이며 그들이 사용하는 소박하고 친근한 언어만이 가장 알맞은 시어’라고 발표함으로써 18세기식 기교적인 언어를 배척했습니다.

 

시인으로서의 명성이 높아져 마침내 계관시인이 되었으며 특히 자연에 대한 미적 관심은 유럽 문화에 큰 영향을 미쳐 19세기가 낳은 대표적 낭만파 시인으로 손꼽힙니다. 주옥 같은 워즈워스의 작품 중에서 가장 유명한 시는 ’무지개’입니다.

 

"하늘에 걸린 무지개를 바라볼 때면 내 가슴은 설렌다/ 내 어렸을 때도 그러하였고 나 어른이 된 지금도 그러하거니/ 나 늙어진 다음에도 제발 그러하여라/ 그렇지 않다면 나는 죽어버리리/ 어린이는 어른의 아버지/ 비옵나니 내 목숨의 하루하루여/ 천성(天性)의 자비로 맺어지거라"

 

무지개를 바라볼 때 가슴이 설레던 어린 시절의 감동이 나이 들어 사라져서 감동할 줄 모르는 인생을 살게 된다면 차라리 죽는 편이 좋으며, 하루하루를 순수한 동심으로 살 수 있음이야말로 ’천성의 자비’라고 노래한 것입니다.

 

주님을 찬양한 마리아의 노래는 흔히 ’마니피캇’이라고 합니다. 맨 앞부분이 ’내 영혼이 주님을 찬양하며’로 시작되는데 ’찬양하다’는 라틴어로 ’마니피캇’(Magnificat)이므로 그렇게 불리는 것입니다. 이 노래는 마리아가 처음 읊은 것이 아니라 그 당시 유행하던 노래라는 것이 정설입니다. 구약에 나오는, 오랜 기도 끝에 ’사무엘’을 얻은 한나의 노래 "내 마음은 야훼님 생각으로 울렁거립니다"(1사무 2,1)를 본뜬 이 노래를 누가 언제 지었느냐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하느님을 찬양하는 기쁨과 자신을 선택해주신 하느님께 대한 고마움,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에 대한 하느님의 보살핌을 찬양한 마리아의 이 노래야말로 하느님을 믿는 우리들의 노래이기 때문입니다.

 

워즈워스가 "하늘에 걸린 무지개를 바라볼 때마다 내 가슴은 설렌다"고 노래하였듯이 마리아는 "내 구세주 하느님을 생각하는 기쁨에 이 마음 설렌다"고 노래했습니다. 워즈워스가 노래한 ’하늘에 걸린 무지개’야말로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하느님’이신 것입니다. 하느님을 생각하면 가슴이 설레며, 그것은 내가 어렸을 때도 그러하였고 지금도 그러합니다. 나 늙어진 다음에도 그러할 것입니다. ’바라옵나니 내 목숨의 하루하루여, 천상의 자비로 우리를 채워주소서.’

 

그렇습니다. 어린이야말로 모든 어른의 아버지, 하늘나라는 이 어린이들 같은 사람들의 것입니다(마태 19.14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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