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사랑이 만사(萬事)]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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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선환 | 작성일1999-10-12 | 조회수2,804 | 추천수4 | 반대(0) 신고 |
연중 제28주간 수요일 <사랑은 만사(萬事)> 로마 2,1-11; 루가 11,42-46
어느 날 한 율법교사가 예수님을 찾아와서 "첫째가는 계명이 무엇입니까?" 라 고 물었습니다. 예수님께서 [너는 율법과 예언서를 어떻게 읽었느냐?]고 반문하 시자 그는 "하느님을 사랑하라는 계명이 가장 크고, 이웃을 사랑하라는 둘째 계 명도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합니다" 라고 답변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옳은 대답 이다. 너도 가서 그렇게 하여라]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우리들이 들어서 익히 알고 있는 복음의 한 장면입니다. 율법교사는 당연히 하 느님의 계명이 무엇인지를 잘 알고 있는 사람이었고 꼭 그래야만 했습니다. 그러 나 그는 자신이 잘났다는 것을 드러내기 위해서 "그러면 누가 나의 이웃입니까?" 라고도 물었습니다. 물론 예수님께서는 모든 사람들이 알아들을 수 있도록 누가 우리들의 이웃인지에 대해서도 답변해 주셨습니다.
이 대목을 묵상하면서 46권이나 되는 구약성서 전체를 한마디로 요약해서 얻은 결론이 바로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이었다는 사실에 새삼 마음이 가게 됩니 다. 그 말은 결국 우리들이 구약성서를 읽을 때에도, 그것을 묵상하고 받아들일 때에도, 또한 그 속에서 우리들이 살아갈 삶의 지혜를 구하고자 할 때에도 [하느 님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그리고 이웃을 내 몸같이 사랑하는 마음으로] 했어야 한다는 점을 아주 강하게 이야기해 주고 있는 것입니다.
"나는 과연 그렇게 했는가?" "그렇지 않습니다." 너무도 자주 그런 사실을 잊 고 자의적으로 하느님의 뜻을 재단하려고 들었던 나의 모습으로 온통 도배되어 있었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복음을 선포해야 한다고 하면서 많은 사 람들에게 [기쁜 소식이 바로 너를 위한 복음이라고 믿어라] 라고 이야기했으면서 도 정작 나의 삶을 그렇게 구려나가지 못했던 어리석음을 반성하게 됩니다. 겉으 로는 정해진 규정들을 채우고자 노력했지만 진정으로 [나의 사랑이신 하느님을 위하는 마음으로 그렇게 하지 못했음]을, 분명히 티가 있었고, 있어도 아주 많이 있어서 티라기보다는 들보였음을 너무도 잘 알기에 어찌할 바를 모르겠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오늘 복음을 통해서 이점에 관해서 분명하게 말씀하십니다. [너 희가 박하와 운향과 그 밖의 모든 채소는 십분의 일을 바치면서 정의를 행하는 일과 하느님을 사랑하는 일은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구나. 십분의 일을 바치는 일 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되지만 이것도 실천해야 하지 않겠느냐?] 라고 말씀하십니 다. 결국 우리들의 마음속에 주님의 정의를 실천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었는가? 그것을 주님의 말씀으로 받아들이고, 주님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실천하려했는가? 하는 문제가 생겨납니다. 주님의 일은 마음에서 시작됩니다. 어느 누구도 밑천 없이 시작할 수 있도록, 아무런 부담이 없도록 주님께서는 누구에게나 있는 것에 서부터 당신의 일을 시작하도록 안배해 주셨습니다.
[마음의 문제!] 그것은 시작도 끝도 자신에게 달려 있음을 뜻하는 것입니다. 마치 목자의 음성을 알아듣는 양들처럼 주님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자 하는 우리들은 주님의 뜻이 어디에 있는지를 알아차릴 수 있어야만 합니다. 우리들이 받아들인 사랑은 다른 사람들을 가르치기 위한 것도 아니고, 다른 사람들 앞에서 폼을 내기 위한 것도 아닙니다. 또한 자신이나 남을 그런 규정에 옭아매기 위한 것은 더더욱 아닙니다.
결국 [사랑이 만사(萬事)] 임을 말하게 됩니다. 우리를 너무도 끔찍이 사랑하 신 나머지, 너무나도 끔찍한 형벌을 달게 받으셨던 예수님을 사랑하는 마음이 진 실한 것이었음을 확신하는 삶의 모습이 아쉬운 오늘입니다. 아멘.
선환 생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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