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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10월 17일 복음묵상
작성자장재용 쪽지 캡슐 작성일1999-10-17 조회수2,895 추천수1 반대(0) 신고
"카이사르의 것은 카이사르에게 돌리고 하느님의 것은 하느님께 돌려라" 아마 예수님이 아니었다면 이처럼 명쾌한 답변을 우리는 듣지 못하였을 겁니다. 가정이긴 하지만, 만약 이 질문을 받는 사람이 예수님이 아닌 세례자 요한이었다면 당장 바리사이파의 제자 및 헤로데 당원들에게 엄청난 꾸지람이 돌아갔을 겁니다. "이 독사의 족속들아..." 정의의 하느님을 떠 본다고 세례자 요한은 엄청 화를 내었을 지 모르지요. 물론, 세례자 요한의 답은 아마 듣지 못했을 것 같네요(가정...) 바리사이파 사람들은 예수님을 함정에 빠트리기 위해 치밀하게 준비한 것 같습니다. 그 당시 풀리지 않던 (정치적인) 숙제중의 하나인 "세금"문제는 질문을 하는 바리사 이파 역시 어떤 해결방안을 생각할 수 없었던 사안중의 하나였을 겁니다. 이러한 답하기 힘든 문제를 선택한 그들은, 예수님의 가르침을 받을 목적이 아닌 함정에 빠트릴 목적으로 묻습니다. "세금을 바쳐야 합니까?" 예수님께서는 이에 대해 카이사르의 것은 카이사르에게, 하느님의 것은 하느님께 돌리라는 말로 그들의 올가미를 빠져 나갑니다. 그러나, 예수님의 이 명쾌한 말씀 속에도 어떻게 행동하라는 지침은 없습니다. 세금을 내라는 말씀인지, 세금을 내지 말라는 말씀인지... 초대교회때 재산을 함께 나누며 함께 생활했던 내용을 담은 이야기가 사도행전에 나옵니다. 아마 그들은 참 행복했을 것입니다. 주님을 믿는 사람들과 함께 살며, 주님을 찬양하고, 함께 음식을 들며, 함께 생활했을 거니까요. 하지만, 그러한 초대교회 공동체는 오래 지속될 수 없었습니다. 생산활동이 전제 되지 않은, 소비활동만 지속되는 공동체는 우리 인간사회에서는 오래 유지될 수 없어서였는지도 모릅니다. 어떤 공동체가, 어떤 사회조직이 하느님의 나라와 비슷합니까? 서로 사랑하는 사회 분위기속에서, 권력구조를 어떻게 가져가야 하고, 경제구조는 어떻게 가져가야 하느님 나라와 닮은 공동체를 지속적으로 유지시킬 수 있습니까? 예수님께서는 이에 대해 그 어떠한 말씀도 하지 않으십니다. "서로 사랑하라" "하느님이 완전한 것 처럼, 너희도 완전한 사람이 되어라" 이런 말씀만 하십니다. 현대의 자본주의제도가 하느님 나라에 더 가까운지, 공동소유가 더 가까운지, 아니면 중세 봉건제도가 더 가까운지 아무 말씀도 하지 않으십니다. 민주주의가 하느님 나라에 더 가까운지, (총명하고 올바른 신앙을 가진) 1인독재 체제가 더 가까운지, 교계제도가 더 가까운지 아무런 말씀도 하지 않으십니다. 예수님은 "세상"의 제도에는 관심이 없으신 것 같습니다. 아니 답을 안하십니다. 그러면서 이 땅에 "하느님의 나라"를 임하게 하라고 하시니 참 어렵네요. "세상"의 제도에 대해 답을 주지 않으시니, 같은 신앙을 가진 우리들안에서도 "세상"에서의 교회의 "사업(방법)" 등에 대해 여러가지 견해가 나올 수 있을 것 같네요. 하지만, "다양한 견해"의 존재가 반드시 "분열"을 의미하는 것은 아닐 겁니다. 결국에는 다양한 견해든, 한가지의 견해든 "서로 사랑하라"는 주님의 말씀을 실천하지 않는 한 하느님 눈 밖에 난 견해이겠지요... 주님. 세상을 살아가는 저희들로서는 세상속에서의 선택이 쉽지많은 않습니다. 올바른 선택이 될 수 있도록, 서로 사랑하게 하소서. 장재용 안드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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