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전태일 십자가의 길. 7처 8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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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정은정 | 작성일1999-11-12 | 조회수2,841 | 추천수3 | 반대(0) 신고 |
제7처 고통에 지치신 우리 주 예수님, 우리 죄악의 무게로 두 번째 넘어지시다.
†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불길은 순식간에 전태일의 전신을 휩쌌다. 불타는 몸으로 그는 사람들이 아직 많이 서성거리고 있는 국민은행 앞길로 뛰어 나갔다.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 일요일은 쉬게 하라!" "노동자들을 혹사하지 말라!" 그는 몇 마디의 구호를 짐승의 소리처럼 외치다가 그 자리에 쓰러졌다. 입으로 화염이 확확 들어찼던 것인지, 나중 말은 똑똑히 알아들을 수 없는 비명소리로 변하였다.
●나는 불에 타들어가고 있다. 두께만 있던 책, 근로기준법 책과 함께 타들어 가고 있다. 웅성거리던 기자들 생애에 처음으로 참혹한 인터뷰를 한다. "동기가 무엇이냐?"라고 묻는다. 동기? 나는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은 것들, 기억해 내지 못하는 공장의 작은 풀꽃들의 향기에 매료된 바보같은 사나이일 뿐.
◎어머니께 청하오니, 제 맘속에 주님 상처 깊이 새겨 주소서.
제8처 극심한 고통 가운데서도 우리 주 예수님, 여인들을 위로하시다.
†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자네들, 부모에게 효도해야 하네. 뭐니뭐니 해도 사람이란 부모에게 잘못하면 안돼......너희 부모들께 효도하고, 그러고 조금 시간이 남으면 우리 어머님께도 날 대신하여 효도를 해주게...... 우리가 하려던 일, 내가 죽고 나서라도 꼭 이루어주게. 아무리 어렵더라도, 절대로 포기해서는 안되네. 쉽다면 누군들 안하겠나? 어려울 때 어려운 일 하는 것이 진짜 사람일세. 내 말 분명히 듣고 잊지 말게. 내 죽음을 헛되이 말라!"
●나의 어머니 이소선. 그리고 나의 모든 어머니 열 세 살 시다들. 공장의 그 꽃다지들. 이제 꽃으로 피어나라. 퀭한 눈과 재봉틀을 적시던 너의 피톨들. 이제 꽃으로 피어나라. 모든 사람 아찔하게 만들 향기로.
◎어머니께 청하오니, 제 맘속에 주님 상처 깊이 새겨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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