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당현천을 바라보면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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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장영자 | 작성일2000-05-28 | 조회수1,976 | 추천수3 | 반대(0) 신고 |
집 앞에 있는 당현천 냇가는 물이 마른지가 이미 오래된 일입니다. 해마다 장마철이 되면 개울에 물이 조금 흐르는 것을 볼 수가 있습니다. 그나마 그것도 하루 이틀이면 이내 바닥을 드러내고 맙니다. 어느 때에는 마르다 못해 갈라지고 여기 저기 쓰레기가 나뒹글고 있을 뿐입니다. 어제도 비가 왔지만 흔적마저 찾아 볼 수가 없었습니다. 아파트가 들어 서기 전 이 곳 하천에는 언제나 물이 잘 흐르고 있었습니다. 처녀시절 상계동에서 오래 살았을 때 일입니다. 어머니께서는 당현천 다리 옆에 터를 잡아 이것 저것들을 심어서 늘 푸른 야채를 식탁에 올려 주시곤 하셨습니다. 철없던 우리 형제들은 감사함도 모른채 먹곤하였습니다. 그런데 아파트가 들어서고 지역 주민들은 미관상 보기가 않좋다는 말들을 자주 하였고 그런 저런 이유로 여러 곳을 건드리며 공사를 하였습니다. 그 후 외관상으로는 무척 깔끔해 졌고 보기도 아주 좋아졌습니다. 그렇지만 어딘가 모르게 예전에나 있음직한 자연 스런 아름다움은 오간데 없이 사라지고 도시스런 시멘트의 모습만이 보일 뿐입니다. 그리고 그 이후부터는 개천에 물이 고인 것을 찾아보기란 쉽지 않게 변해 버리고 말았습니다. 지금도 그곳에는 이름모를 이들이 터를 잡아 갖가지의 야채를 심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어느 때에는 싹이나서 잘자라는가 싶어 내려다 보며는 이내 말라버리는 때도 허다한 것을 보곤합니다. 이런 안타까운 모습을 지켜 보면서 우리 마음에 신앙의 씨를 뿌려 주시는 하느님을 생각하면서 안타까운 마음들을 생각해 볼 때도 많이 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보기 좋은 세상을 만들어 주셨고 이를 잘 가꾸면서 살도록 하셨습니다. 그런데 지금 나는 이 자연과 더블어 개천의 물이 잘 흐르도록 나의 삶을 잘 가꾸어 오면서 이웃과 친구들이 잘 지나갈 수 있는 골짜기가 되어 주었나! 혹 다른이들의 삶이 하느님께 향해가는데 또 방해가 되지 않았나 반성도 해보며 늘 푸른 야채를 식탁에 올려 주시던 어머니처럼 나의 땀과 수고로 가족들의 영혼을 잘 챙겨 주었었나 반성도 해 봅니다. 주님께서는 당신 사랑 안에 머물러 있을 때 기쁨을 나누는 삶이라고 하십니다. 우리 모두가 주님과 함께 기쁨을 나누기 위해서는 주님께서 내려 주시는 생명의 물이 가족 안에 이웃 안에 잘 흐를 수 있도록 인위적인 공사가 아닌 성령의 은혜로 공사를 받을 수 있게 도와 주는 안내자가 된다면 보기 좋고 살기 좋은 세상으로 가꾸어 나갈 수 있으리라 여겨집니다. 그러면 하느님께서는 지금도 ’보시니 참 좋더라’ 라는 감탄의 말씀을 계속 하시지 않을까 싶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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