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서울 한복판을 걸어서 뺑뺑(일치의 기쁨)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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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허호란 | 작성일2000-06-22 | 조회수2,099 | 추천수9 | 반대(0) 신고 |
찬미예수님!
"부르심을 받은 사람은 많지만 뽑히는 사람은 적다"(마태오 22장 14절)
저는 지난 주일에 서울의 한복판을 뺑뺑 걸어서 하는 도보성지순례에 참가했습니다.
본당 차원으로 대희년을 맞는 행사로써 전대사도 받을 수 있는 행사입니다
하지만 참가하는 사람이 별로 없어서 조금은 썰렁한면이 없지 않았습니다.
저희들은 본당을 떠나서 일단은 명동성당에 모여서 지하 성당에서 묵상과 조배를 하고 명동을 지나 소공동 금은방 상가를 지나서 남대문을 끼고 염천교를 지나서 서소문 네거리의 순교자 현양탑으로 향했습니다.
그곳에서 성인들의 이름을 한분 한분 짚으며 묵상을 하고는 중림동 언덕 꼭대기의 약현 성당으로 향했습니다. 그 곳 순교자 기념 성당에서 묵상을 하고 성체 한 번 영해 보지도 않고 주님을 믿어서 오늘날 우리에게 이렇게 좋은 신앙의 선물을 주신 그 분들께 눈물로 밖에 고마움을 전할 길이 없었습니다
교황청에서 세계 어느 나라이든 처음으로 축성 되는 성당의 주보성인은 정해 주시는데 우리나라는 유일하게 명동 성당과 함께 신축 계획을 보고하고 여러가지 사정으로 약현 성당이 먼저 축성되어서 요셉성인을 주보 성인으로 모시고 6년 뒤에 축성된 명동성당을 따듯한 성모마리아를 주보성인으로 정해 주시게 되어 두 성당의 주보성인을 지정 받았다고 합니다.그러니 저희들은 모두 어린 예수님이 아닐까요?
그리고 이 순교자 기념관 성당은 서소문 네거리에서 순교하신 분들의 피가 베어 있는 흙을 퍼다가 직접 벽돌로 구워서 성당 신축에 기여 했다니 어디 숨한번 제대로 못쉬겠더라구요.
점심과 잠깐의 휴식을 마치고 갈월동 뒸 길로 해서 아는 사람이나 올 수 있는 주탞가 골목을 뺑뺑 돌아서 삼각지,용산쪽의 언덕 꼭대기 당고개 성지에 도착했습니다. 드디어 시원한 바람을 만나고는 약식 십자가의 길을 바치고 묵상을 하고는 시원 물 한모금을 먹고 용산 전자상가거리를 끼고 한참을 걸으니 어느새 새남터 순교지 성당 도착.
그 넓은 성당을 약 20여명이 오붓하게 미사를 드렸습니다. 우리의 일정에 맞추어서 본당 신부님이 미리 오셔서 저희 일행을 기다렸다가 오롯이 저희만을 위한 생미사가 되었습니다.
아마 ’초대교회의 모습이 아니였을까?’ 싶더군요.
그러면서 걷는 동안에 가끔 우리가 걷던 코스를 버-스로 순례를 하시는 교우분을 보기도 했습니다. 그 분들을 보면서
’이 맜있는 맛을 어떻게 전할까? 참, 아쉽다.’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이번 도보성지순례에서 일치의 기쁨을 맛보았습니다.
저는 걷기를 별로 좋아 하지도 않고 걸을 경우 쉽게 지치며 많이 걸어야 되는 경우에는 생각으로 미리 지치기도 하는 사람입니다.
그러니 본당 행사라 참가는 했지만 걱정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순례를 시작하면서 이동 중에는 묵주의 기도를 하면서 참가하면 참을 수 있을거라는 봉사자의 안내가 있기에 그저 따라 했습니다.
그런데 약 4시간을 걸었고 아침도 걸른채 점심 비빔밥 한그릇을 간단히 먹었는데 전혀 힘든 줄을 몰랐습니다. 그리고 집에 와서 뉴-스를 보니 33.9도나 되는 날씨였대요. 저희는 더운 줄은 알았지만 그 정도인 줄은 전혀 몰랐습니다. 걷는 중간에 물도 먹지 않았습니다.
이는 틀림없이 성모님이 저를 엎고 가신것이 아니고는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물론 그 후에도 아프지 않았어요. 아이들 소풍을 따라가도 며칠은 징징 거렸거든요.
제가 걷는 중에 올린 묵주기도가 100단은 족히 되었습니다. 저도 그렇게 끊임없이 100단을 연속으로 바친 적은 없었어요.
주님과 성모님은 온전히 당신을 찾으면 언제든지 그렇게 오셔셔 저희를 도와 주시는 것같습니다.
그리고 보니 지난 주일이 삼위일체대축일이더군요.
여러분, 일치라는 것이 그리 멀리 있는 트별한 일이 아니더라구요. 저는 이렇게 성모님과의 일치를 경험 했습니다.
여러분들도 특별한 지병을 갖고 계신 분이 아니라면 한번쯤 실행해 보십시요.
그리고 특별히 저희 그 더운날 저희는 처음이지만 몇번째 되었지만 친절하게 순례봉사를 해 준 청년들이 너무너무 고마웠습니다. 나중에 찬 맥주라도 한잔 대접 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느낌은 각자의 것이기는 하겠지만 한번쯤은 꼭 해보시라고 권해 보고 싶습니다.
외국 성지 순례도 좋기는 하지만 여건이 쉽게 되는 것은 아니니 이렇게 서울 안의 것이라도 걸어서 가보세요.
성모님은 저를 엎어서만이 아니라 흘리는 땀 속으로 지난 시간의 크고 작은 섭섭함, 미움, 아쉬움등도 함께 흘려 버렸습니다. 용서라기도 보다 아예 맘 속에서 그 자체를 모두 쏟아 비워 버려 주셨어요. 그래서 전대사의 은총을 주시나 봅니다.
이 전대사는 다른 이에게 주어도 된다기에 다음에는 저희 부모님들을 위해서 다시 한번 하려 합니다.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에게 도보성지순례를 권하며 일치의 기쁨을 느끼시기를 기원 합니다.
날마다 좋은날 되시고 복을 나눕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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