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그림 맞추기(33주 목)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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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조명연 | 작성일2000-11-22 | 조회수2,538 | 추천수19 | 반대(0) 신고 |
일에 지친 사업가가 자기 집에서 조용히 저녁 신문이나 보며 쉬기를 기대하고 퇴근했습니다. 그런데 그의 여섯 살 먹은 아들은 아버지가 자기와 놀고 싶어서, 아버지에게 계속해서 질문을 던졌습니다. 하지만 아들의 그런 질문에 답해주기에는 몸이 말이 아니었지요. 사랑하는 아들이지만 이 순간 너무나도 귀찮았습니다. 그래서 아버지는 아들에게 일거리를 하나 건네줍니다. 그것은 신문에 나와있는 세계지도를 잘게 자르고, 그것을 맞추라고 아들에게 시켰지요. '여섯 살 먹은 꼬마니까 한 시간 이상은 걸리겠지'라고 생각했지요. 그런데 10분쯤 지나서일까, 아들은 지도를 다 맞췄다면서 아버지에게 가져왔습니다. 이 사람은 너무나도 신기했어요. 아직 지리를 잘 모르는 아이가 10분만에 이 세계지도를 다 맞추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지요. 그래서 아들에게 어떻게 빨리 맞출 수 있었느냐고 물어보았지요. 아들이 말했습니다.
"어떻게 했냐면요, 그냥 사람을 맞추어 넣은 거예요. 그렇게 하니까 세계지도가 꼭 맞잖나요!"
잘려진 신문의 뒷면에는 사람 그림이 있었던 것입니다. 따라서 이 아기는 지도를 맞춘 것이 아니라 사람을 맞춘 것이었죠.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눈물을 흘리십니다. 왜 우실까요? 그것은 사람들이 예수님을 알아보지 못하기 때문이었습니다. 당신을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그토록 많은 기적을 행하시고, 하느님 나라의 기쁜 소식을 비유라는 방법을 통해 쉽게 설명해 주었지만, 사람들은 자신들의 메시아를 그리고 하느님의 뜻을 알아듣지 못합니다. 사람들은 앞서 제가 말씀드린 예화에 나오는 잘려진 그림을 앞면만 보고 끙끙매는 것과 똑같았던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손쉽게 맞출 수 있도록 뒷면에 맞추기 쉬운 당신의 모습을 그려 놓았는데도 말이지요. 이렇게 알아듣지 못하는 사람들을 보시고, 예수님은 잘못되는 자녀들을 보고 마음속으로 우시는 부모의 심정으로 눈물을 흘리시는 것입니다. 그리고 마지막 결단을 요구하는 표징으로 예루살렘의 멸망을 말씀해주십니다.
특히 이방인도 아닌, 하느님의 말씀에 따라 살아간다는 사람들, 더욱이 이스라엘의 중심인 예루살렘 사람들이 잘못된 모습을 보시고 얼마나 가슴이 미어지셨겠습니까?
예수님의 눈물을 통해서,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어떤 태도를 가지고 살아야 하는지를 알 수 있게 됩니다. 즉, 어린이와 같은 단순한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일부러 쉽게 말씀하시는 예수님의 말씀에 트집을 잡고, 결국 십자가 상의 죽음으로 모는 이스라엘 사람들의 완고한 마음이 아니라 그 말씀에 감화되어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고자 노력하는 단순한 신앙인의 태도가 필요한 것입니다.
우리들은 그 옛날 예루살렘에서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박으라고 외치던 사람들과 같은 마음으로 살아서는 안됩니다. 저것은 주님의 뜻이 아니라고 스스로 판단하여 주님의 뜻을 외면하고 세속의 탐욕에만 젖어 살아간다면, 예수님은 그 옛날 예루살렘을 바라보시면서 우셨듯이 우리들을 바라보시면서 다시 한번 눈물을 흘리실 것입니다.
'어떻게 하면 그분 눈에 눈물 대신 웃음꽃을 피어나게 할 수 있을까?'를 먼저 생각하는 신앙인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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