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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부활하기 위한 죽음(연중 33주 토)
작성자상지종 쪽지 캡슐 작성일2000-11-25 조회수1,719 추천수12 반대(0) 신고

 

2000, 11,25  연중 제33주간 토요일 복음 묵상

 

 

루가 20,27-40 ( 부활에 대한 토론)

 

그 때에 부활이 없다고 주장하는 사두가이파 사람들 몇이 예수께 와서 물었다. "선생님, 모세가 우리에게 정해 준 법에는 형이 결혼했다가 자녀 없이 죽으면 그 동생이 형수와 결혼하여 자식을 낳아 형의 대릉 이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칠 형제가 살고 있었습니다. 첫째가 아내를 얻어 살다가 자식 없이 죽어서 둘째가 형수와 살고 다음에 셋째가 또 형수와 살고 이렇게 하여 일곱 형제가 다 형수를 데리고 살았는데 모두 자식 없이 죽었습니다.

 

나중에 그 여자도 죽었습니다. 이렇게 칠 형제가 다 그 여자를 아내로 삼았으니 부활 때 그 여자는 누구의 아내가 되겠습니까?"

 

예수께서 이렇게 대답하셨다. "이 세상 사람들은 장가도 들고 시집도 가지만 죽었다가 다시 살아나 저 세상에서 살 자격을 얻은 사람들은 장가드는 일도 없고 시집가는 일도 없다. 그들은 천사들과 같아서 죽는 일도 없다. 또한 죽었다가 다시 살아난 사람들이기 때문에 하느님의 자녀가 되는 것이다.

 

모세도 가시덤불 이야기에서 주님을 가리켜 '아브라함의 하느님, 이사악의 하느님, 야곱의 하느님' 이라고 불렀다. 이것을 모세는 죽은 자들이 다시 살아난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 주었다. 이 말씀은 하느님께서 죽은 자의 하느님이 아니라 살아 있는 자의 하느님이시라는 뜻이다. 하느님 앞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살아있는 것이다."

 

이 말씀을 듣고 있던 율법 학자 몇 사람은 "선생님, 옳은 말씀입니다." 하였고 감히 그 이상 더 묻는 사람이 없었다.

 

 

<묵상>

 

죽은 자만이 다시 살아날 수 있습니다. 부활할 수 있습니다. 부활이란 말 그대로 '다시 살아남'입니다. 죽음을 거부하는 이들에게 부활은 희망이 될 수 없습니다. 죽기를 거부하면서 죽음 이후에야 일어날 수 있는 부활을 마치 소설을 쓰듯이 나름대로 구상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일 뿐입니다.

 

부활한 사람만이 궁극적으로 하느님의 참된 자녀가 될 수 있습니다. 죽기를 거부하는 자, 그럼으로써 다시 살아날 희망이 없는 자는 하느님의 자녀로 거듭날 수 없습니다. 하느님은 죽은 자의 하느님이 아니라 산 자의 하느님이시기 때문입니다. 그러기에 부활의 삶을 살고자 한다면 삶의 마지막 순간인 죽음을 향해 걸어가는 인생의 작은 발걸음마다 죽음을 살아야 합니다. 죽으면서 다시 살아나는 것이 인생의 참모습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렇지만 모든 이가 살려고 바둥거리는 세상에서 죽으려는 사람은 제 정신이 아닌 사람쯤으로 치부되기 쉽습니다. 그렇지만 어떻게 보면 세상 사람들과는 다른 방향으로 살아가는 것 자체가 하나의 죽음이 될 것이고, 부활이 이르는 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최고를 향해 달려가는 끝없는 경쟁의 늪에서 아귀다툼하는 현실에서 낮은 자가 되고자 하는 것, 더 많은 것을 가지기 위해 남의 몫을 탐내는 세상에서 흔연히 자신의 것을 내던지는 것, 바로 이것이 참된 삶을 위한 죽음일 것입니다.

 

가장 믿기 어려운 교리가 바로 부활이라고 하는 이들이 많이 있습니다. 부활, 사실 머리로서 이해하고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오직 죽음을 통해서만 터득할 수 있는 하느님의 진리이기 때문입니다. 죽음으로써 살아나 하느님의 자녀가 된 사람들이 부활의 삶을 누릴 수 있고, 부활을 이해하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 죽음, 부활하기 위한 죽음은 멀리 인생의 마지막 순간만이 아니라 지금 내 삶의 자리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죽음의 삶을 살아감으로써 저 세상에서만이 아니라 이미 이 세상에서 부활의 참 맛을 누리게 될 것입니다.

 

 

"세상을 이기는 승리의 길은 곧 우리의 믿음입니다."(1요한 5,4)

 

주님 안에 사랑담아 여러분의 벗 상지종 베르나르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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