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어제 말씀이 무엇이었지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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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정소연 | 작성일2001-02-19 | 조회수2,841 | 추천수6 | 반대(0) 신고 |
어제 주일 미사 후 성당문을 나서서 집으로 걸음을 옮기며, 우리는 과연 몇 걸음 만에 말씀을 잊어버리는 걸까? 하고 진지한(?) 실험을 해보았습니다.
아내는 하루가 지났어도 기억하고 있는데(주일 복음이 오늘-월요일 반 모임의 주제였다고 합니다.) 저는 사연을 알기 전까지는 아내의 신심이나 머리가 보통이 아니라고 순간 혀를 내둘렀습니다.
말씀을 듣고, 나누고 하는 것처럼 기도도 자주하면 어떤 의미에서는 늘지만(은총도 받고) 그런 의미에서가 아니라 오늘 복음 말미에 나오는 "기도하지 않으면 되지 않는 경우" 에서의 기도는 도무지 어떤 성격의 기도일까? 어렴풋이 예수께서도 게쎄마니에서 그렇게 기도하셨을 것만 같아서... 결정적인 단서를 잡은 수사관처럼.
마태오, 마르코, 루가 복음을 차례로 넘기며 게쎄마니에서의 기도를 더듬어보았습니다. "아버지, ...하시고자만 하시면, 무엇이든 다 하실 수..." "...나의 아버지! ...무엇이든 다 하실 수 있으시니..." "...아버지의 뜻에 어긋나는 일이 아니라면..."
오늘의 말씀에 나오는 '...하실 수만 있다면...' 이라고 희미한 단서를 붙인 기도가 아니라 확고한 믿음과, 아버지의 뜻에 절대적으로 의탁하는 기도로, 피땀을 흘리신 절대절명의 밤이었습니다.
"주님, 저희가 당신의 기도를 오래 오래 기억하게 하소서. 그리하여 저희에게 은총과 자비를 베푸소서 아멘."------------------------------------------맺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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