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가까이, 아주 가까이 계시는 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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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오상선 | 작성일2001-03-21 | 조회수2,128 | 추천수20 | 반대(0) 신고 |
<우리 주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부를 때마다 가까이 계셔 주시는 분이시다. 그처럼 가까이 계셔 주시는 신을 모신 위대한 민족이 어디 또 있겠느냐?> (신명 4,7)
나의 하느님은 때론 너무도 멀리 계시고 때론 희미하게 보이지도 않으시고 때로 아예 계시지 않은 듯이 보이는 분이십니다. 그 하느님을 만나 뵈옵고 싶지만 찾을 수록 애만 탈 때도 있습니다.
자, 이 하느님을 어디서 어떻게 찾아야 할까요?
하느님을 못만나는 첫번째 이유는, 하느님은 영적인 분이신데, 그래서 영적으로서가 아니면 그분을 뵈올수가 없는데 우리는 영적인 사람이 되기는 커녕 육적으로만 그분을 찾으려하기 때문이 아닐까요?
성 프란치스코는 이렇게 말합니다: "아버지는 사람이 가까이 갈 수 없는 빛 가운데 계시고, 하느님은 영적인 분이며, 일찌기 하느님을 본 사람은 없다. 그래서 육적인 것은 아무 쓸모가 없지만 영적인 것은 생명을 주기에 영적으로써가 아니면 그분을 뵈올 수 없습니다. 이와 같이 아드님도 아버지와 같은 분이시기에 아버지를 뵈옵는 방법과 다르게 또한 성령을 뵈옵는 방법과 다르게는 아무도 아드님을 뵈올 수 없습니다."(영적인 권고 1)
하느님을 못만나는 두번째 이유는, 하느님을 헛군데서 찾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그분은 아주 가까이 계시는데, 아니 너무 가까이 계시는데, 멀리서만 찾으려하기 때문은 아닐까요? 오늘 신명기는 바로 이 이유를 설명해 주고 있네요. <우리 주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부를 때마다 가까이 계셔 주시는 분이시다. 그처럼 가까이 계셔 주시는 신을 모신 위대한 민족이 어디 또 있겠느냐?> (신명 4,7)
나의 하느님은 원래부터 가장 가까이 계셨습니다. 원래부터 나의 이웃들 안에 계셨습니다. 내가 만나는 사람들과 사건들 가운데 계셨습니다. 내 기도 중에 함께 계셨었고 심지어 내 뱃속에 내가 받아모신 성체와 더불어 계셨습니다. 아니, 그분은 내 마음 속에 꼭꼭 숨어계셨습니다. 근데 그렇게 가까이, 아주 가까이 계시는 하느님을 그곳에는 설마 안계시겠지 하는 마음으로, 그냥 스쳐지나가는 마음으로, 허드렛일처럼 무시했기에 그분은 계시지 않은 듯했습니다. 그분은 오리무중인 듯했습니다. 캄캄한 밤이었습니다.
아마도 그 때문에 "그분은 율법은 일점일획도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가장 작은 계명 중에 하나라도 스스로 어기거나, 어기도록 남을 가르치는 사람은 누구나 하늘나라에서 가장 작은 사람 대접을 받을 것이다"(마태 5,18-19)고 하시는가 봅니다.
결국 그분은 큰 데가 아니라 작은 데 계시는 분이십니다. 저 멀리 계시지 않고 가까이, 아주 가까이 계시는 분이십니다. 늘 나와 함께 계셨고, 지금도 일거수일투족을 함께 하시고, 앞으로도 영원히 함께 계실 것입니다. 그 하느님과 함께라면 그 어떤 난관도 어려움도 걱정스럽지 않습니다. 그분이 안 계신다고 생각되면 마치 엄마 잃은 아기처럼 두려움에 떨면서 울지 않을 수 없겠지만...
아, 나의 하느님, 너무나 가까이 계시는 나의 하느님, 나를 떠나고 싶어하지 않으시는 하느님, 그때문에 나를 그 누구보다도 더 사랑하시는 하느님, 나의 전부시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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