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걸어 보지 못한 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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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임종범 | 작성일2001-07-21 | 조회수1,815 | 추천수3 | 반대(0) |
나는 복음을 읽을 때 특별한 방법을 동원하지는 못한다. 그런 방법도 잘 모를 뿐더러 설령 그렇게 하신 분들의 방법대로 해 본다 해도 머리 속에는 이미 그 방법으로 현란하면서 복잡해지기 시작한다. 그래서 나는 복음을 읽을 때 내 나름의 방식을 사용하는 것이 편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비슷하겠으나 그저 "읽는다" 는 표현이 옳을 것 같다. 영적 독서라는 말들도 하지만 나는 아직 그런 경우를 체험치 못했다.
그저 내가 아는 만큼의 언어와 나에게 다가오는 느낌과 지금 까지 살아오면서 체험을 통한 상식과 짐작할 수 있는 상상력의 공간에서 읽고 되 새기며 궁금해 하고 동감하고 한다. 문자 해득을 못 하시는 할머니께서 흰 색을 천국으로, 검정 색을 지옥으로, 또 다른 한 가지 색을 연옥으로 알고 평생을 기도하시며 신앙생활을 하셨다는 얘기도 있지만, 매일 같이 쪽박 만큼의 지식과 이기심과 자존심과 시기심과 질투심까지를 동원한 지금의 내가 복음을 백 번 읽으면 소용있겠는가? 하는 생각이 불현 듯 할머니 생각이 나면서 편안해 지질 않는다.
유명한 마르타 마리아 이야기<루가10. 38-42> 를 통해서 나는 로버트 프로스트의 시 "걸어 보지 못한 길"이 떠올 라 이곳에 게재해 보기로 했다.
"걸어보지 못한 길"
노랗게 물든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습니다. 몸이 하나니 두 길을 다 가볼 수는 없어 나는 서운한 마음으로 한참 서서 덤불 속으로 접어든 한쪽 길을 끝간 데까지 바라보았습니다.
그러다가 다른 쪽 길을 택했습니다. 먼저 길과 똑같이 아름답고 어쩌면 더 나은 듯도 했지요. 사람이 밟은 흔적은 먼저 길과 비슷했지만, 풀이 더 무성하고 사람의 발길을 기다리는 듯 했으니까요.
그 날 아침 두 길은 모두 아직 발자국에 더럽혀지지 않은 낙엽에 덮여 있었습니다. 아, 먼저 길은 다른 날 걸어 보리라! 생각했지요. 길은 길로 이어지는 것이기에 다시 돌아 오기 어려우리라 알고 있었지만
오랜 세월이 흐른 다음 나는 한숨 지으며 이야기를 할 것입니다. "두 갈래 길이 숲 속으로 나 있었다. 그래서 나는 사람이 덜 밟은 길을 택했고, 그것이 내 운명을 바꾸어 놓았다." 라고.
<묵상> "마리아는 참 좋은 몫을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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