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도림성당 주신부님의 글 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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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조성익 | 작성일2002-10-28 | 조회수1,609 | 추천수9 | 반대(0) 신고 |
예수님은 어떻게 느끼실까? "
꾸물대며 새벽까지 무얼 하느라
잠을 설쳐 몹시 피곤했다.
사제관 현관을 막 나오면서 거울에 비쳐진
내 얼굴을 힐끗 보니
이건 한마디로 완전 우거지상이다.
이래 가지고서야 어떻게 교우들을 만나겠나?
그때에 ’안녕하세용~? 신부님!’
언제나 명랑하고 애교 넘치는
예쁜 가타리나 자매가
환하게 미소 지으며 인사를 건넨다.
나도 모르게 주름이 확 펴지고
절로 밝아지는 느낌이 든다.
’오-오 안녕 가타리나 자매님,
좋은 하루 되세요....’
난, 정말 그렇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답했다.
인사를 건네고 또 기쁘게
응답해 주고 하는 거기서
비록 짧은 순간이지만 이렇게 살맛과
의욕을 느끼게 되는구나!
옳거니 나도 먼저 인사를 건네야지...
그때 마침 어떤 아저씨가 다가온다.
내 딴에는 상냥한 목소리로 웃으며 ,
’안녕하세요? ’ 하고 인사했다.
그런데 어-라 그의 응답은 생각보다
시큰둥하고 표정도 별로였다.
그 순간 난 헛발질한 것 같은
머쓱한 느낌이 들었다.
오늘따라 기분이 안 좋은가?
아니야 뭔가 잘못 들어서 그렇겠지 하고
내 탓으로 돌리면서도 기분은
영 그게 아니고 뒷맛이 개운치 않고, 씁쓸했다.
응답을 잘하면 자꾸 인사 받아 좋을 텐데....
글쎄?....하긴 다 자기 복이지... 한마디로 아쉬웠다
영성체 때 생각이 났다 ’그리스도의 몸! 하면
우리 교우들은 아멘’ 하고 응답한다.
그것은 사제의 입을 통해 하시는
예수님의 축복의 인사다.
그분의 사랑과 축복에대한 믿음과
감사의 응답이
바로 아멘 인 것이다.
사제의 음성을 통해 들었으니
역시 사제가 들을 수 있을 정도로
크게 아멘 이라고
응답해야 할 것 아니겠는가?
그래야 도리겠지!
그런데 아멘 소리를 그렇게 크게
하시라고 해도 막무가내인 분들이 더러있다.
그렇게 목소리를 아꼈다가 도대체
어디다 쓰시려는지? ........
큰 목소리로 ’아멘’ 하고 응답하는 데에
인색하여 예수님이 듣지 못하신다면
그분의 기분은 어떠실까?
축복의 인사를 해 주시면서도
신명이 안 나시겠지?....
아마 그분의 기분도 씁쓸 하고
그저 그렇고 그렇게 느끼실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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