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하느님의 눈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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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양승국 | 작성일2003-01-16 | 조회수2,190 | 추천수28 | 반대(0) 신고 |
1월 17일 금요일 성 안토니오 아빠스 기념일-마르코 2장 1-12절
"그 때 어떤 중풍 병자를 네 사람이 들고 왔다. 그러나 사람들이 너무 많아 예수께 가까이 데려갈 수가 없었다. 그래서 예수가 계신 바로 위의 지붕을 벗겨 구멍을 내고 중풍 병자를 요에 눕힌 채 예수 앞에 달아 내려보냈다. 예수께서는 그들의 믿음을 보시고 중풍 병자에게 <너는 죄를 용서받았다.> 하고 말씀하셨다."
<하느님의 눈물>
인간이 지닐 수 있는 마음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마음, 가장 눈물겹도록 고마운 마음이 있다면 "측은지심"일 것입니다. 또 다른 표현을 쓰자면 "연민"일 것입니다. 연민은 가련한 우리 인간을 향한 하느님의 마음을 가장 잘 표현하는 단어입니다. 불쌍한 우리 처지 때문에 가슴아파하시고 눈물 흘리시는 예수님의 마음이 바로 측은지심이자 연민의 마음입니다.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중풍병자의 친구들은 연민 빼면 시체인 사람들이었습니다. 측은지심을 지닌 사람들이었습니다. 수 십 년 동안 한 인간이 겪어온 처절한 고통 앞에 같이 눈물 흘릴 줄 아는 진정한 인간이었습니다.
다들 제 한 몸 챙기기에 바쁜 세상살이 가운데서도 이웃이 흘리는 피눈물을 외면하지 않았던 친구들의 따뜻한 마음을 예수님께서는 아주 높이 평가하십니다. 그들의 간절한 염원을 들어주십니다.
사실 예수님 앞에 전개된 상황은 참으로 민망한 상황이었습니다.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몰상식하고 예의에 어긋난 행동으로 입을 다물지 못할 상황이었습니다.
"줄서서 기다리다가는 날 다 세겠구나. 이러고 있다가는 말짱 황이겠구나"는 생각과 함께 상황을 정확히 분석한 중풍병자의 친구들은 편법을 사용하기로 작당을 합니다. 다시 말해서 새치기를 하기로 의견을 모았습니다. 그런데 그 새치기는 어느 정도의 새치기가 아니라 해도 해도 너무한 새치기, 상상을 초월한 새치기였습니다.
집 안 거실에서 한참 말씀을 나누시던 예수님의 머리 위에서 갑자기 요란한 발자국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지붕이 열리더니 강한 햇살이 내리쏟아졌습니다. 그뿐이었겠습니까? 지붕을 벗겨내면서 켜켜이 쌓여있던 묵은 먼지와 함께 이런 저런 잡동사니들이 예수님의 머리위로 사정없이 떨어져 내렸습니다. 그리고는 이윽고 들것에 매달린 중풍병자가 천천히 예수님 앞으로 내려졌습니다.
정말 상상을 초월한 행동, 해도 해도 너무한 몰상식한 행동이었습니다. 예수님도 "어느 정도야지. 이거 너무한 것 아냐?"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이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무엇보다도 먼저 환자 친구들의 마음, 인간미, 이웃의 고통을 그냥 못 지나치는 연민의 마음을 높이 평가하십니다. 그리고 친구들의 따뜻한 마음은 예수님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이 됩니다. 예수님 치유활동의 동기를 제공합니다.
기도드릴 때마다 절실히 느끼는 체험이 한가지 있습니다. 나 자신만을 위한 기도, 내 가족만을 위한 기도, 내 지극히 이기적인 바램의 성취만을 위한 기도는 성공률이 극히 저조합니다.
그러나 반대로 이웃을 위한 기도, 특히 고통받는 이웃의 치유, 억압된 이웃의 해방을 위한 기도는 90% 이상 들어주신다는 것입니다.
이웃의 부족함, 이웃의 뒷모습, 이웃의 불치병에 함께 가슴아파하고 이웃의 고통에 연민의 마음으로 다가서는 오늘 하루가 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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