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다 맡겼어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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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근호 | 작성일2003-11-27 | 조회수1,390 | 추천수16 | 반대(0) 신고 |
오늘 봉성체를 다녀왔다. 할머니, 할아버지들, 특히 홀로 외로이 계신 분들을 보면 마음이 별로 유쾌하지 못하다. 거기다가 앓고 계신다면 더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한 할머니가 생각난다. 평소 열심히 기도하고 사셨다. 그런데 어느날 병마가 찾아왔다. 수술을 하셨고, 그 아픔은 계속해서 할머니를 괴롭혔다. 처음 병마가 찾아왔을 때 할머니는 하느님이 원망되는 듯 하셨다. 그렇게 기도하고 살았는데 왜 하느님께서 고통을 허락하시는지?
그런데 오늘은 아니었다. 할머니는 "하느님께서 다 아시잖아요...다 맡겼어요."라고 말씀하시며, 웃으시며 농담도 하셨다. 얼굴도 한결 편해진 모습이었다. 순간 "아, 하느님께 모든 것을 맡긴다는 것이 이런 것이구나!"라 생각했다.
아마 처음 병마가 찾아왔을 때, 그래서 수술대에 누웠을 때 견디기 힘든 아픔 속에서 할머니는 하느님을 원망했을 것이다. 그런데 이젠 하느님 만이 구원자이심을 확신하고 계시는 것이다. 지금의 멍에, 고통, 아픔은 하느님 안에서만 없어짐을 깨달은 것이다. 그래서 "하느님께서 다 아시잖아요. 다 맡겼어요."라고 말씀하셨으리라.
오늘 예수님께서는 "징벌의 날, 이런 일들이 일어나기 시작하거든 몸을 일으켜 머리를 드라. 너희가 구원받을 날이 가까이 온 것이다."라 말씀하신다. 할머니는 구원의 날이 다가왔음을 깨달은 것이다.
암울한 상황, 고난의 상황, 절망의 상황... 그 상황이 구원의 때가 되느냐? 아니면 정말 암울하고 고난에 찬 절망의 상황이 되느냐?는 우리에게 달린 것이다.
독서의 다니엘처럼, 하느님을 믿고 의지하며 맡길 때 그 상황은 구원의 때가 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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