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젊은 시절의 고백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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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양승국 | 작성일2003-12-20 | 조회수2,317 | 추천수27 | 반대(0) 신고 |
12월 20일 대림 제3주간 토요일-루가 1장 26-38절
"이 몸은 주님의 종입니다. 지금 말씀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젊은 시절의 고백>
한 선배 신부님의 젊은 신부 시절의 고백을 들으며 저 역시 뜨끔했습니다.
사제로 갓 서품 받고 열정에 가득 차 있던 시절, 참으로 바쁘셨답니다. 아침 미사, 주당 20시간 이상 되는 종교수업, 거기다 수녀님들 수업, 본당 미사 및 특강 등등으로 하루가 총알처럼 지나갔답니다.
이웃들에게 하느님 말씀을 전하는데 너무 바빠서 정작 자신은 하느님 말씀을 듣는 시간, 기도할 시간이 전혀 없었답니다. 언제 성당에 발을 들여놓았던가? 곰곰이 생각해보니 겨우 미사드릴 때뿐이었답니다.
어찌 그리도 지금 제가 겪는 체험과 똑같은 체험을 하셨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깜짝 놀랐습니다.
그러면서 하시는 말씀, "우리가 사제가 된 가장 큰 이유는 예수님 곁에 앉아있기 위한 것입니다. 예수님 곁에서 그분께서 하시는 말씀을 듣기 위해 우리는 사제가 되었습니다. 그분의 말씀이 우리 안에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우리는 사제가 되었습니다. 예수님 옆에서 예수님과 함께 예수님을 위해서 봉사하기 위해 우리는 사제가 되었습니다."
오늘 우리는 다시 한번 루가 복음사가가 들려주는 성모님의 아기 예수 잉태 사화를 전해 듣습니다.
가브리엘 천사의 말을 전해듣고 난 마리아는 이렇게 응답합니다.
"이 몸은 주님의 종입니다. 지금 말씀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성모님께서 예수님을 잉태하고 낳던 시절, 아기 예수님을 품에 안던 시절부터 마지막으로 십자가에서 내려진 예수님의 시신을 품에 안으시던 순간까지 성모님에게 주어진 중요한 과제 한가지는 아들 예수를 주제로 한 묵상이자 기도였습니다.
성모님 역시 나약한 한 인간이었기에 아들 예수와 관련되어 끊임없이 솟아오르던 의혹을 떨쳐버릴 수 없었습니다.
특별히 인간적인 사고방식으로는 도저히 이해하지 못할 예수 잉태의 순간, 그리고 아들 예수가 성장해나가면서 겪게된 갖은 이해하지 못할 사건들 속에 성모님은 끊임없이 묵상에 기도를 거듭하십니다. 한평생 진지하게 침묵 안에서 하느님의 말씀을 경청하고 하느님의 뜻을 찾아갑니다.
그 결과 성모님은 단순하고 소박하지만 탁월한 신앙의 모범생이 되십니다.
오늘 하루 우리가 일상 안에서 겪게 되는 갖은 의혹과 억울함, 이해하지 못함, 서운함 앞에서 성모님처럼 겸손하게 응답하고 기도하면서 기쁜 마음으로 다시 한번 예수님 옆으로 다가가는 하루가 되길 바랍니다.
"이 몸은 주님의 종입니다. 지금 말씀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지금은 비록 무엇이 진정한 하느님의 뜻인지 이해하지 못하지만, 지금은 너무 어려워서 알아듣지 못한다하더라도 언젠가 우리의 눈이 밝아져 하느님의 뜻을 명료하게 알아차릴 그 순간을 기다리며 다시 한번 힘차게 우리 각자에게 주어진 신앙여정을 걸어가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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