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기 하 2 Chronicles 7,6
사제들은 각자 설 자리에 섰고 레위인들도 다윗왕이 만든 악기를 잡고 섰다. 그 악기는 "그의 사랑 영원하여라!"라는 감사찬양을 레위인들을 시켜 부를 때 쓰려고 만든 것이었다. 온 이스라엘이 서 있는데, 레위인들도 늘어서고 사제들은 서서 나팔을 불었다.
The priests took their assigned positions, and so did the Levites who were singing, "His faithful love endures forever!" They accompanied the singing with music from the instruments King David had made for praising the LORD. On the other side of the Levites, the priests blew the trumpets, while all Israel stood. (NL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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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저녁에는 제가 소속된 직장, 연구실에서 송년회가 있었습니다. 비록 휴직 중이긴 했지만, 참석하라는 전갈을 받고 기꺼이 나갔습니다. 예약된 식당에 먼저 나가서 동료분들을 기다리고 있었지요. 동료들이 도착하고 나서,야 오늘 퇴근 직전에 인사조직개편 및 부서발령이 났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런데 그 결과라는 것이.... 모든 연구원들이 연구실로 복귀하는데, 오로지 저 혼자만 빠졌다는 것입니다. 저는 일반직 부서인 ’소비자교육국 교육기획팀’으로 발령이 났다는 군요.
저는 지난 2000년 9월에 지금의 직장에 입사했습니다. 박사연구원을 선발했던 유일한 시기였지요. 그리고 약 1년 10개월 가량을 연구실에서 일한 다음, 캐나다에 1년 반을 다녀왔습니다. 입사하지 얼마되지도 않은 사람이 선례도 없이 외국으로 나가는 일로 인해서, 참으로 많은 폐를 끼쳤습니다. 연구실장님 이하, 팀장님, 또 여러동료들을 당황스럽게 번거롭게 해드렸지요. 물론 그 과정에서 저 역시 나름대로 힘들었고 고충도 있었지만, 그래도 미안한 마음, 감사한 마음이 더 많았습니다. 그래서 직장으로 복귀하면 꼭 그간의 신세를 갚으리라...많이 다짐했었습니다. 그런데... 아무래도 헤어짐의 골은 제 생각이상으로 깊었나봅니다.
사실 어떤 곳에 가서 일한들 그런 것이 뭐 그리 중요하겠습니까? 직장 전체, 일터 전체가 바로 거대한 배움터 인 것을요. 그리고 제가 이번에 가게 될 새로 생긴 그 부서는 어쩌면 제 전공에 가장 부합하는 그런 자리일 수도 있습니다. 제가 제일 먼저한 과제가 ’온라인 소비자교육 체제구축방안 연구’였고, 그간 주부들이나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소비자교육에 대한 글들을 이쪽 저쪽에 기고해왔었으니까요. 그리고 소비자교육의 필요성을 그 누구보다도 절실히 공감하는 사람 중에 하나니까요.
하지만 이런 모든 사실에도 불구하고, 저 혼자만이 연구실을 떠나가게 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정말로 ’왕따 당하는 느낌이 이런 거구나’하는 깊은 소외감을 느꼈습니다. 사람이 마음이 좁아지니 동료들의 별별소리가 신경이 쓰입니다.
"야, 이거 배박사만 혼자 우리를 배신했구먼...!"
"연구실에 오고 싶었으면 귀국인사드릴 때 윗분들께 보다 강력히 말했어야지. 이거 연구실로 오고 싶다는 배박사 말과 달리, 뒤로는 또 다른 식으로 로비한 거 아냐?"
"배박사가 일을 잘 하니까 뽑인거겠지..."
....*^^*....
송년회 식사 내내 좌불안석이었습니다. ’그래도 끝날 때까지 앉아 있어야 예의지...’하는 생각만 했습니다. 저녁식사 후 "2차 가자"는 제안을 사양하고 혼자서 집으로 돌아오면서, 바보같이 참으로 섭섭한 마음이 드는 걸 어쩔 수 없습니다.
사랑이신 주님,
동료들이 저를 대하는 태도나 모습은 바로 제가 그간 동료들을 대해온 그것을 그대로 반사하는 것일 것입니다, 제가 지금 이렇게 당황되고 섭섭한 것을 보니, 그들이 그간 저로 인해 얼마나 더 당황되고 힘들었는지 새삼 가슴이 아픕니다. 그래서 많이 미안합니다. 주님, 제 동료들을 돌보아주십시오.
그리고 주님,
저는 지금 제가 설 자리가 어딘지 잘 모르겠습니다. 당황스럽고, 걱정되고, 앞으로 다가올 일이 두렵기까지 합니다. 하지만 주님, 당신께서 이끌어주실 것을 믿고 앞으로 나아가겠습니다. 제게 주어진 이번 자리가 당신께서 제게 주신 자리라는 확신이 있어서 그런 것이 아닙니다. 그저, ’어떤 자리에서든 주님을 바라보고 의지하라’는 당신의 말씀을 믿기 때문입니다. 주님, 돌보아주십시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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