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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그 어느 시간의 벽이나 억압도
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04-01-11 조회수1,201 추천수6 반대(0) 신고

 

 

"너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

                                        (마태오 3, 22)

 

세례 때 ’하느님의 딸’로 태어나게 된 기쁨을, 자각하지 못하고 살아가고 있는 자신을 바라보게 됩니다. 값으로 가늠 하기 어려울 만큼 고귀한 신분 상승이 무상으로 주어졌기 때문에 마치 보석의 가치를 모르는 아기가 보석을 장난감으로 여기는 것과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시 한번 영세 받을 때의 그 감격과 열정으로 돌아가고 싶어집니다.

 

하느님의 사랑 하는 딸이 되었다는 자존감이 없기 때문에, ’낡은 것에 얽매어 살아가고 있구나’ 라고 깨닫게 됩니다. 예수님 안에서 새롭게 태어난다는 것은 어떤 모습일까?

 

어제 기도중에 다음과 같은 안내문이 있었습니다.

 

나의 앞에 부활하신 그리스도의 이미지를 그린다. 부활하신 그분의 몸에서 발하는 위로와 사랑의 강력한 에너지를, 그리스도의 전신을 둘러싸고 있는 샘과 같이 빛나는 기운이다.

 

 "오라, 나의 사랑하는 이여, 오라" 하며 가까이 오라고 나를 부르시는 그리스도의 목소리가 들린다.

 

사랑의 힘이 나를 앞으로 끌어 당긴다. 나는 천천히, 가까이 다가간다. 그 빛나는 기운 안으로 들어가자 사랑의 온기가 내 몸으로 파고 드는 것을 느낀다. (중략)

 

감추고 억누른, 상처받아 아픈 모든 곳들을 찾아다니고 그것들을 응시하면서, 이 사랑의 에너지가 나의 내면 깊숙이 자리하고있는 나의 영혼 안으로 움직여 가는 것을 느끼고 그 어떤 기억도, 그 어떤 상처도 이 재빠르고 확실하게 파고드는 위로의 힘을 막지는 못한다. (중략)

 

이 그리스도의 에너지는 한계를 모른다. 그것은 나의 몸과 영혼과 인생의 세월을 따라서 계속 움직여 나간다.

 

그 어느 시간의 벽이나 억압도 이 사랑의 집념을 억제하지 못한다. 나는 그것이, 나를 안내하고 보호하면서 미래로 움직여 나가는 것을 느낀다.

 

그것은 제빠르고 조용히 움직인다. 그 어떤 기억도, 그 어떤 아픔도 어루만져지지 않는 것은 없다.

 

이 위로하는 에너지 안에 껴 안긴 채, 나는 나의 내면 깊숙이에서 메아리치는 사랑과 약속의 말을 듣는다.

 

    "나의 사랑하는 이여......

     겨울은 지나가고

     장마는 활짝 걷혔소.

     산과 들엔 꽃이 피고

     즐거운 노래를 부르는 계절이 왔소."

                           (아가 2, 10-12)

 

제가 하느님의 사랑하는 딸이 되는 것은 결국은 그분이 나를 얼마나 사랑하고 계신가를 느끼고 그분을 신뢰 하는 것이라고, 마치 어린 아기가 자기를 예뻐해주는 사람을 알아 차리고 그 사람을 보고 방긋방긋 웃는 것과 같다고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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