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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복음산책 (연중1주간 월요일)
작성자박상대 쪽지 캡슐 작성일2004-01-13 조회수1,246 추천수5 반대(0) 신고

◎ 2004년 1월 12일 (월) - 연중 제1주간 월요일

 

[오늘의 복음] 마르 1,14-20

<회개하고 이 복음을 믿어라.>

 

  14) 요한이 잡힌 뒤에 예수께서 갈릴래아에 오셔서 하느님의 복음을 전파하시며 15) "때가 다 되어 하느님의 나라가 다가왔다. 회개하고 이 복음을 믿어라" 하셨다. 16) 예수께서 갈릴래아 호숫가를 지나가시다가 호수에서 그물을 던지고 있는 어부 시몬과 그의 동생 안드레아를 보시고 17) "나를 따라오너라. 내가 너희를 사람 낚는 어부가 되게 하겠다" 하고 말씀하셨다. 18) 그들은 곧 그물을 버리고 예수를 따라갔다. 19) 예수께서 조금 더 가시다가 제베대오의 아들 야고보와 그의 동생 요한이 배에서 그물을 손질하고 있는 것을 보시고 20) 부르시자 그들은 아버지 제베대오와 삯꾼들을 배에 남겨 둔 채 예수를 따라 나섰다.◆

†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복음산책] 공생활 ’따라잡기’

 

  ’주님 세례 축일’로서 20여일 정도의 성탄시기가 마감되었고 오늘부터는 연중시기가 시작된다. 연중시기는 구체적으로 오늘부터 재의 수요일 전까지와 성령강림 주일 다음 월요일부터 새 전례력의 시작인 대림 제1주일 전까지의 기간을 말한다. 그래서 연중시기는 편의상 연중시기(1)과 연중시기(2)로 구분된다. 연중시기에 사제는 녹색 제의와 영대를 착용하고 미사를 봉헌한다. 녹색은 다른 색에 비해 나서기를 꺼려하고 멀리 있는 느낌을 주며, 희망·겸손·인내·차분함을 상징한다. 따라서 연중시기는 대림, 성탄, 사순, 부활시기 같은 하느님의 구원계획과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역사 안에서 드러난 특수한 신비를 고려하지 않고 이를 포괄적으로 기념하며 지내는 시기이다. 한 마디로 연중시기는 예수님의 공생활 ’따라잡기’의 시기인 것이다.

 

  연중시기의 시작에 걸맞게 오늘 복음은 마르코가 보도하는 예수님의 공생활 시작 부분이다. 마르코는 마태오와 함께 세례자 요한의 투옥사건을 예수님 공생활 시작의 계기로 삼고 있다. 비록 강제로 중단된 것이지만 세례자 요한이 활동을 마치자 예수님의 공적 활동이 시작된다. 예수님의 공생활은 하느님 나라의 복음을 선포하는 일이다. 예수님의 복음선포는 오늘 복음에서 "때가 다 되어 하느님의 나라가 다가왔다, 회개하고 이 복음을 믿어라"(15절)는 절대절명의 언명(言明) 속에 간단명료하게 선포된다. 이 복음은 세상창조 때 이미 계획되고 약속된 것이며, 구약의 수많은 예언자들을 통하여 예고되고, 이스라엘 백성의 기다림을 거쳐 예수님과 함께 성취의 단계에 접어든 것이다. 하느님의 나라는 아직은 아니지만 가까운 장래에 예수님의 말씀과 행동을 통하여 실현될 것이다. 여기서 하느님의 나라는 하느님의 세상통치를 의미하는 것으로서 하느님 스스로가 예수님을 통하여 세상과 함께 계심(임마누엘)을 뜻한다.

 

  도래한 하느님 나라에 대하여 세상이 취할 태도는 회개(悔改)와 믿음이다. 회개는 죄악의 세계에 빠진 마음을 돌려 하느님의 은총의 세계로 복귀시키는 일련의 행위를 말한다. 회개는 여태껏 살아오던 삶의 방식과 방향을 바꾸고 전환하여 전적으로 하느님께 자신을 질서 지우는 것이다. 믿음은 "하느님 나라가 다가왔다"는 복음을 수락하고, 수락하였다는 표시를 보이는 행위이다. 따라서 믿음은 복음에 대한 응답이다. 즉, 기쁜 소식의 소리를 듣고 응답하는 것이다. 믿음의 구체적인 행동은 추종(追從)이다. 모든 믿음이 다 적극적인 추종일 수는 없지만, "나를 따라오너라"는 주님의 부르심에 적극적인 추종이 필요하다. 성소(聖召)에 대한 적극적인 추종은 모든 것을 버리고 따르는 것이다. 추종은 맹목적 복종이 아니라, "사람을 낚는 어부가 된다"는 뚜렷한 대의명분을 가지고 있다. 오늘 연중시기를 시작하는 첫날에 주님께서 복음선포의 길로 우리 각자를 초대하신 것이다.◆[부산가톨릭대학교 교목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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