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 Genesis 40,14
그러니 제발 당신이 잘 되시는 날 나를 생각해 주십시오. 나에게 친절을 좀 베풀어 주셔야 하겠읍니다. 파라오에게 내 이야기를 하여 이 집에서 벗어나게 해 주십시오.
And please have some pity on me when you are back in his favor. Mention me to Pharaoh, and ask him to let me out of here. (NLT)
But when all goes well with you, remember me and show me kindness; mention me to Pharaoh and get me out of this prison. (N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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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마흔 살의 미스 마샤 미첨(Martha Meacham)은 길모퉁이에서 조그만 빵 가게를 해요. 그런데 언제부턴가 가게를 찾는 한 남자손님에게 관심이 가기 시작했어요. 그는 아마도 가난한 화가인가 봐요. 언제나 딴딴해진 묵은 빵만 사가요. 그건 두 개에 5센트밖에 하지 않거든요.
이제 마샤는 푸짐한 식사를 하면 왠지 마음이 편치 않아요. 그 점잖은 화가가 찬바람이 휙휙 부는 다락방에서 딴딴해진 묵은 빵으로 겨우 식사를 할 생각을 하면요. ’그 사람을 기쁘게 해줄 선물이 없을까...?’
드디어 기회가 왔어요! 그 사람 몰래 빵 속에 신선한 버터를 듬뿍 넣을 수 있었지요.
그런데...세상에도!...
"당신은 날 망쳐 놓았어! 알겠어? 이 주제넘은 고약한 여자야!" 그 사람은 안경 속에서 푸른 눈을 희번덕거리며 소리쳤어요.
도대체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요? 미스 미첨의 친절에는 무슨 문제가 있었지요?
-배순영, 어린이나라, "사려깊은 선물, 그것의 의미와 방법" 중에서
http://www.sarang2u.co.kr/education1(5).htm
여러분들도 오 헨리(O. Henry)가 쓴 저 유명한 소설을 알고 계시지요?
소설속 주인공 마샤 미첨은, 상대방이 지금 어떤 상태인 줄 알아볼 생각도 하지 않고 혼자 만의 생각으로 상대에게 지나친 친절을 베풀지요. 사실 그 남자 손님은 그녀의 상상처럼 가난한 화가가 아니었답니다. 새롭게 지을 시청의 설계도를 그리던 건축제도사였지요. 딴딴해진 묵은 빵은 먹으려던 게 아니라, 지우개 대신 연필자국을 더 잘 지우려고 산 것이었고요.
미스 미첨이 상대방을 자기 잣대로만 판단하지 않았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몇 마디라도 이야기 나누면서 그 사람의 필요를 제대로 이해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그랬더라면 빵에 버터를 넣어 3개월 동안이나 공들인 설계도를 엉망으로 만든 대신, 부스러기가 더 적은 단단한 빵을 선물해서 진정 기쁘게 해주었을지도 모를텐데요...
사랑이신 주님,
저희는 때로 타인에게 간절히 친절받기를 원하나 거절당할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 세상을 원망하기 보다는 ’아직 때가 이르지 않았다.’라고 담담히 받아들일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마치 오늘 저 성서말씀처럼, 즉, ’요셉이 자신이 돌보아준 시종장에게 친절을 구하나 그것이 하느님 당신께서 허락하실 때까지는 이루어지지 않은 것처럼’ 말입니다.
그러나 주님, 저희가 나이가 들어갈수록 더욱더 친절한 사람으로 성숙되어 가기 바랍니다. 내 나음 내키는 대로 단기적이고 즉흥적인 친절의 사람이 아니라, 길 게 보아 타인에게 진정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의 따뜻한 친절을 베푸는 그런 사람 말입니다. 당신께서 이끌어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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