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기꺼이 욕을 먹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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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오상선 | 작성일2004-02-11 | 조회수1,696 | 추천수17 | 반대(0) 신고 |
연중 제5주간 목요일
<상 밑에 있는 강아지도 아이들이 먹다 떨어뜨린 부스러기는 얻어먹지 않습니까?>
내가 만약 어떤 자매에게 <개같은 년>이라고 욕을 했다면 그 자매는 펄쩍 뛰었을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오늘 복음에서 스스로 <개같은 년>이 되어도 좋습니다고 하는 한 여인을 만나게 된다. 개새끼가 된들 어떠냐는 자세입니다.
참 우리는 욕 먹기를 싫어한다. 다른 사람으로부터 조금이라도 싫은 소리가 들려오면 펄쩍 뛴다. 그게 사실이라 하더라도 말이다. 그런 모욕을 도저히 참을 수 없다고...
예수님은 자신의 딸을 위해서라면 <개같은 년>이 되어도 좋다는 여인의 믿음에 감복한다.
나는 어떤가 되돌아보면 정말 너무도 욕이나 싫은 소리를 겸허히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같다. 내가 조금이라도 모욕을 받았다고 느끼면 분노하고 흥분하여 마음의 평화를 잃으니 말이다.
성 프란치스코는 <참되고 완전한 기쁨>이란 글에서 말한다. 형제들로부터 욕을 얻어먹고 쫓겨나면서도 마음의 평화를 잃지 않고 인내한다면 바로 거기에 참되고 완전한 기쁨이 있다고...
시로페니키아의 여인은 이러한 점에서 참되고 완전한 기쁨을 체험한 여인이 아니었겠는가?
나는 언제 그 기쁨을 맛볼 수 있을꼬?
이 불쌍한 수행자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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